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는 우리에게 환희와 희망을 안겨 주었지만 적지 않은 과제도 남겼다. 그 첫번째가 전국적으로 신축한 7개 축구 전용 경기장과 3개 종합경기장의 활용문제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감탄하고 있는 이 경기장들은 장기적으로 한국 축구 발전의 자산이기는 하지만 막대한 유지비용 등으로 자칫하면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도 없지 않아 있다. 외환위기 와중에서도 1조9천500억원을 들여 신축한 10개 경기장의 연간 유지비가 각 경기장별로 무려 20억∼50억원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월드컵 개최도시들은 경기장 건설 당시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 부터 2천103억원을 지원받았지만 평균 2천여억원에 이르는 건축비 부채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연유로 만일 수지타산을 맞추지 못하면 빚더미에 올라 앉아야하는 등 월드컵 경기장이 있는 지자체들은 지금 걱정이 이만 저만한 것이 아니다.
인천 문학경기장의 경우 부대시설은 월드컵 직후 청소년을 위한 전용 공간으로 활용된다고 한다. 지하1층에는 장난감 전문점과 게임점,문구캐릭터 상품점 등이 갖춰진 주니어랜드가 들어서며, 지상 1층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체험학습시설과 별자리, 우주탄생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어린이 박물관(하늘관)등이, 지상2층에는 선박 내부공간 체험, 항만시설 등과 각종 공연장이 들어선다. 인천시는 주경기장의 경우 인천 연고
프로축구단이 생기면 홈구장으로 운영하고, 각 종 국제대회를 유치, 수익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수원시는 수원월드컵 주경기장내 엔터테인먼트 프라자에 유스호스텔과 스포츠전문상가를 설립하고 스포츠테마레스토랑, 인터넷카페, 원룸텔 등 다양한 시설을 유치할 예정이다. 또 주경기장 운동장을 야외 결혼식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한다. 주경기장 옆 5천평에는 스포츠센터를 착공, 내년 5월 완공할 예정이며, 경영수영장과 다이빙풀, 어린이풀 등을 갖춘 수영동과 80타석 규모의 골프연습장, 에어로빅,
스쿼시장 및 사우나시설 등이 들어선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은 ‘희망사항’에 가까운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불안하다. 인천문학경기장의 연간 유지비는 49억원, 수원경기장은 4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시와 경기도, 그리고 수원시는 월드컵경기장이 세계 4강을 이룩한 ‘한국 축구의 성지’로 명예를 이어나가고 동시에 수익사업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인 활용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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