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세대, 3代

6·25 한국전쟁 땐 지금의 W세대 할아버지, 그리고 아버지도 참전한 가족이 적잖았다. 국난의 상황이 그만큼 급박했던 탓이다. 또 굳이 그 당시의 부자 참전이 아니고도 정전협정 이후 간헐적 전투로 W세대의 아버지 장병들 가운데는 희생된 이가 적잖았다.

이러고도 모잘라 할아버지 참전에 대대를 이어 손자들이 전투를 겪는다. 최근의 서해교전 참극까지가 이렇다. 이민족과의 싸움도 아니다. 차라리 그러하다면 마음이나마 좀 편할지 모르겠다. 동족끼리의 싸움이다.

같은 핏줄을 나누고, 같은 말을 쓰고, 같은 풍습을 지닌 동족끼리의 가슴에 포화를 쏘아댄다. 어쩌면 친인척간 혈연끼리 서로 죽이는 지도 모를 일이다. 무슨 업보가 많아서 도대체 3대를 이어 남북이 이토록 총질을 해대야 하는지, 서로 죽여야만 하는 것인지, 그들은 누구인지 숨통이 막힌다.

저들은 우리 보고 먼저 총질을 해댔다고 한다. 생각해 보자. 갖다 퍼주면서 뒷 통수에 총질하는 바보가 있는가를. 그럼 얻어 먹으면서 갖다누는 사람에게 총질하는 어리석음이 있느냐고 물을 것이다. 단연코 말 하건대 있다. 저들은 자기네들 인민을 굶주리는 치욕적 무능을 드러내면서도 국제사회에 쌀 구걸을 당당히 요구하고 있으므로. 도와주지 않은 상대에겐 좋지 못한 인상을 써가면서까지 말이다. 하지만 그런걸 애써 탓하는 건 아니다. 왜 동족의 젊은 가슴에 포탄을 퍼부어 대는가를 탓하는 것이다. 그래가지고 얻는 종국적 결과는 무엇인가. 죄악이다. 후손들을 위해서도 정말 이래서는 안된다. 세상 천지에 무슨 원수 졌다고 3대에 걸쳐 총질하는 동족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아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위한 혁명 과정인가, 혁명과정이기 때문에 이만한 아픔은 혁명 대가로 치르야 한다고 한다면 정말 어리석다. 용납할 수 없다. 도시 지금 저네들이 말하는 혁명의 정체는 뭣인가. 결국 붉은 귀족의 영광뿐이다. 뭐라해도 좋다. 제발 동포의 가슴엔 총질일랑 말자. 그 무엇도 이에 우선해서는 안된다. 분단의 상흔이 더 커져서는 안된다. 평양 정권에 최소한의 민족애를 거듭 간절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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