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인들의 자원봉사 활동이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부천지역 60세 이상 노인들이 외국어 봉사단을 구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부천 외국어 봉사단은 부천시가 지난 2000년 노인 자원봉사 활성화 차원에서 외국어 자원봉사자를 모집한 것이 계기가 돼 같은해 12월22일 창단식을 갖고 정식 출범했다.
외국어 봉사단은 열여덟분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다섯분 등 모두 22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들로 구성돼 있다.
평균 연령만도 74세에, 팔순은 넘기신 분도 3명이나 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나이도 잊은채 “평생 갈고 닦은 어학실력을 그대로 썩힐 수 없다”며 일본어, 영어, 중국어 등 3개 언어권으로 나눠 ‘왕년의 어학실력’을 마음껏 뽐내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외국어 실력은 물론, 외국 경험과 식견 또한 ‘보통 수준’이 넘는 실력을 갖추고 있어 이른바 ‘외국어 용병 할아버지, 할머니 부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주로 하는 일은 자원봉사 등에 관한 문서나 서적을 번역하는 일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등 주로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국제적인 행사와 중소기업체 등지를 방문하는 해외 바이어들을 상대로 한 통역 분야.
특히 이번 월드컵 대회기간중 전창해 할아버지(75·부천시 원미구 중동)는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안내하는 통역을 맡았고, 이 양 할머니(71·인천시연수구 동춘동)와 최기경(72·부천시 소사구 괴안동)·김영준(71·인천시 부평구 부평동)·김원규(71·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할아버지 등 4명은 월드컵 경기가 열린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외국어 통역 봉사활동을 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부천 외국어 봉사단은 매주 금요일 오후 1∼5시까지 부천시 원미구 상1동 소재 복사골문화센터 5층 부천시 자원봉사센터 사무실에서 정기 모임을 갖고 외국어 영역별로 3∼4명씩 팀을 짜 번역을 하고 서로의 다양한 경험담을 주고 받는 토론을 하는등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작년 한햇동안 480시간의 일본어 통·번역 봉사활동으로 가장 오랜 봉사활동을 기록해 지난 1월22일 ‘자랑스런 부천의 얼굴’수상자로 선정된 조연채 할아버지(69·부천시 원미구 상동)는 “지난 경험을 살려 남을 돕는 보람은 해 본 사람만이 안다”고 말했다. /부천=강영백기자 kyb@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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