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에인트호벤 간다’

“일이 잘 풀린다면 에인트호벤에서 일할 것이다”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3일 오후 대한축구협회 회의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80년대 후반 감독으로 성공시대를 열었던 네덜란드의 PSV에인트호벤에 새 둥지를 틀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와 함께 “한국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를 희망한다”며 “소속팀과 협의 아래 대한축구협회의 자문역 등을 맡는다면 한국의 유망주들을 유럽으로 데려가 경험을 쌓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히딩크 감독의 일문일답.

-향후 거취는.

▲최근 몇개월간 한국대표팀과 그랬듯이 매일 일할 수 있는 곳을 원한다. 월드컵 이전 2개 클럽이 영입의사를 타진해 왔는데 일단 에인트호벤과 논의할 것이다. 에인트호벤은 내가 요구한 몇가지 조건들을 충족시켜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논의한 조건의 하나는 내가 한국축구와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끔 재량권을 보장한다는 것으로 만약 에인트호벤과의 계약이 성사된다면 나는 한국축구와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젊은 유망주들을 유럽으로 데려가 경험을 쌓게 할 생각인데 축구협회측도 공감을 표시했다.

-후임 대표팀 감독과 관련해 한마디 한다면.

▲협회측에 내 철학과 생각, 전략 등을 이야기해줬다. 후임자는 좀더 안정된 기반 위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후 세대교체의 시기에 언론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이 넓은 시야를 가지고 지도자를 지지해 줘야 할 것이다.

-대표팀 재임기간을 결산한다면.

▲다들 이번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낸데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가 월드컵 기간 한국이 보여 준 것에 대해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선수들은 내 지시를 잘 받아들여 열심히 해 줬고 본선에서 뛰지 못한 선수도 똑같이 기여했다. 코치, 의료진, 협회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한다. 월드컵 4강은 일반의 기대는 물론 내 자신의 기대까지 뛰어넘는 역사적인 성과였다. 몇달 전 기자회견에서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는 말을 현실로 바꿨던 것이다.

-한국축구의 미래에 대해 조언한다면.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노장 선수들이 퇴장하면 1∼2년 사이에 새로운 선수들이 그들의 자리를 대신할 것인데 이 과정을 언론이 잘 지도해 줘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2004년 올림픽 등을 통해 경험을 쌓고 2006년 월드컵에서는 주축선수로 활약할 수 있게 끔 해 줘야 한다. 지나친 기대는 발전을 저해하는 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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