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서해교전 ‘국론’모아야

국방부 합동참모본부는 북측의 6·29 서해교전은 치밀한 계획도발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에 관련한 북한 경비정의 월선 직행남하, 교전중 역정보 유출, 교전중 북한 함대의 동태등을 상세히 공개했다. 해군전술지휘통제체제(KNTDS) 등 레이더를 통해 확인된 객관적 입증 자료들이다.

그간 논란이 많았다. 우리 해군 장병의 전사 전상장병이 너무 많았으므로 가슴치미는 분노는 당연한 것이다. 정부가 북한정권에 그토록 유화정책을 썼음에도 돌아오는 건 동족의 가슴에 퍼붓는 포화였으므로 배신감을 갖는 건 마땅하다. 그러나 남북문제는 이런 생각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데 민족분단의 어려움이 있다. 6·29서해교전은 승리도 패배도 있을 수 없다. 패배라 해도 좋다. 북측의 선제공격으로 고속정이 참상을 당한 그것뿐, 우리 해군이 당장 어떻게 된 것은 아니다. 국지전을 더 확전시키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다. 북측 퇴각경비정을 격침 안시켰다고 야단이지만 평양정권이 문제이지 도망가는 그들을 굳이 더 죽여 뭐 하겠는가 말이다.

그동안의 갖가지 논란은 자유민주주의에서 능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또 결과론을 놓고보면 초동 단계에서부터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으며 그래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반성할 점 또한 있다. 군사상의 전술적 문제와 전략적 문제를 상호 혼동하는 개념속에 비난을 위한 감정적 비판은 없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더욱이 정치적 정략적 접근은 없었는지를 여야는 냉정히 반성할 필요가 있다. 국군 지휘체계를 뒤흔드는 듯한

무책임한 언행 역시 이젠 삼가야 한다.

합동참모본부의 계획적 도발결론이 난 이상 대처에 미흡했던 점은 시정하고 이젠 대책에 국론을 모을 때다. 우리는 아직도 잘 모른게 있다. 앞으로의 대책을 위해 정확히 알아야 할 북측의 도발의도를 짐작만 할뿐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건 큰 취약점이다. 이때문에 더 이상의 국론분열은 북측에 유익할 뿐 우리에겐 무의미하다. 저들은 우리의 집에 불을 질렀다. 우리는 서로 네탓으로 불이 났다며 서로가 탓만하는 모습을 저들에게 더 구경시켜서는 안된다.

햇볕정책에 대한 지속 여부는 그것이 유연한 상호주의든 엄격한 상호주의든 간에 국민이 선택하는 주권행사에 속한다. 분명한 것은 다시는 한국전쟁같은 동족상잔의 확전은 절대로 막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평양정권에 참기 어려운 분노와 배신을 느끼면서도 그래도 참고 인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들, 손자들 세대의 평화를 위한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의 인내에 끝이 없는 것은 전쟁체험의 생생한 상흔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안보 강화엔 지나침이 없으나 남북관계에 감정이 앞서는 것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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