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초유의 여성총리 지명이 하필이면 미국 아들을 둔 어머니인 것은 지극히 유감이다. 축하해야할 모처럼의 첫 여성총리 지명을 모독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대중 대통령의 인사는 역시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장상 총리서리가 미국에서 낳은 아들의 국적을 한국과 미국 둘중 택일하면서 미국시민권을 희망, 미국 국민이 된 그 아들은 합법적으로 병역면제까지 받았다. 그 어머니가 학자로 그치거나 보통사람 같으면 이것이 굳이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공직, 그것도 국무총리 자리에 취임하는 것이라면 그가 아무리 학식이 깊고 또 과거의 일이라 할지라도 공인으로서는 의식에 문제가 없다할 수 없다. 장상씨의 재미중 아들 분만은
비록 유학길이어서 요즈음 말썽이 되고 있는 원정출산과는 형태가 다르다 하겠으나 결과적 효과는 원정출산과 아무 다름이 없다.
한국의 부모는 군대에 보낸 아들의 부대에서 회송한 평상복을 받아보고 아버지는 가슴이 미어지듯 찡하고 어머니는 하염없이 눈물 지은 그런 경험이 없고서는 가히 한국의 부모가 아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전통적 한국의 어머니상 경험이 없는 장상 총리서리가 과연 총리로서 적격자인지가 심히 의문인 것은 당연하다. 특히 이번 개각은 서해교전에 따른 민심수습이란 게 그 이유다. 진정 북측의 기습공격으로 전사하거나 전상당한 젊은이들을 염두에 둔 개각이라면 자기 자신의 자식은 미국사람으로 만들어 군대도 보내지 않은 사람을 총리서리로 지명한 것부터가 개각의 명분과는 당치않은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함에도 장총리서리는 ‘총리가 될 줄 알았으면 한국 국적을 취득했을건데 그랬다’고 말하는 건 실로 낯 뜨겁다. 그의 편의적 상황논리는 다분히 기회주의적이어서 공인의 자질을 갖췄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여성총리 지명을 탓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하필이면 검증되지 않은 인사를 지명한 김대통령의 단견이 잘못이다. 국회는 두말할 것 나위없이 장총리 서리의 인준을 거부해야 한다. 굳이 미국 아들을 둔 어머니 말고도 여성총리를 맡을만한 훌륭한 여성은 얼마든지 있다. 대통령 또한 여성총리를 다시 지명해야 하는 것이 자신의 책무에 부응하는 길임을 뒤늦게나마 깨달아야 한다. 장총리서리는 서해교전에 따른 민심수습 개각과는 거리가 멀기보단 정반대로 상충되는 민심이반 요소의 인물임을 지적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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