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망구’보단 ‘별성구’가?

안산시에 2개 구제가 시행되면서 서부지역을 별망구(別望區)로 명명한데 대해 시민단체 등에서 이의를 제기한 것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별망구’란 이름이 비속어인 ‘할망구’를 연상케해 어감상 좋지않은 것은 사실이다. 지역 명칭은 한번 정하면 고치기가 아주 어렵다. 공·사권(公私權)상의 각종 공부(公簿)가 작성되기 때문에 뒤늦은 지명 개정은 불가능한 것으로 봐야 한다.

안산시가 각계 인사로 위촉한 ‘구 명칭 심사위원회’에서 동부지역을 ‘상록구’로 한것은 이해가 간다. 일제치하때 최용신 선생이 농촌계몽운동을 벌이다가 꽃다운 나이에 과로로 병사한 유서깊은 청석골 고장이다. 최용신 선생을 심훈이 ‘채영신’으로 소설화하면서 제목으로 붙인 ‘상록수’는 오늘날 안산 지역사회의 대명사처럼 됐다.

서부지역 명칭에 별망성의 유래를 딴 것도 긍정적이다. 일부에서 제기한 별망성 사연에 어부 부부의 이별이 있으므로 구 명칭에 적합지 않다는 견해는 신경과민이다. 전설은 어디까지나 전설일 뿐이다. 그보다는 지역 연고성에 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별망성’을 줄여 ‘별망구’로 한데는 뭔가 좀 문제가 없지 않다. 지역 명칭은 연고성과 함께 부르기 좋고 듣기 좋아야 하는 것 또한 부정될 수 없기 때문이다.

생각컨대 명칭을 두자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이처럼 ‘별망성’을 줄여 ‘별망’으로 한 것 같다. 하지만 주민사회 일각에서 말하는 대로 ‘별망성구’, 또 ‘상록구’는 ‘상록수구’로 하는 것도 능히 고려해 볼만 하다. 안산엔 ‘상록수공원’도 있고, 또 서울시 ‘영등포구’, 부산시 ‘해운대구’처럼 세자로 된 구 명칭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설사, 두자 명칭을 꼭 붙이고 싶다면 ‘별망성’가운데 ‘별망’(別望)보다는 ‘별성’(別城)을 따 ‘별성구’로 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는다.

안산시 측은 심사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므로 어쩔수 없다고 한다. 결정을 존중하는 것은 나쁘다 할 수 없으나 후대에 전할 명칭을 두고 지나치게 경직되는 것도 좋은 생각이 아니다. 무슨 의사일정이 정해져 일사부재리원칙이 적용되는 일도 아닌 이상, 탄력성 있는 고려가 요구된다. 구제 실시는 오는 10월부터 시행된다. 이에 앞서 구 명칭을 공표해야 한다. 안산시는 심사위원회를 재소집, 재의를 심의토록 하는 결단을 갖기 바란다. ‘별성구’로 하든지 ‘별망성구’로 하든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심사위원회의 소관이다. 다만 재의에 인색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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