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재·보선의 특성

정치권의 분수령이 되는 8·8재·보선이 정당활동을 통해 사실상 막이 올랐다. 다음주인 오는 23∼24일의 후보등록 시작과 함께 또 한번의 뜨거운 정당간 공방이 예상된다. 재·보선 지구는 전국에 모두 13곳이지만 도내 광명, 안성, 하남과 인천 서·강화을 4곳과 서울 3곳등 수도권 7곳이 승부처로 꼽혀 주목된다. 이 결과의 향배에 따라 민주당의 대선구도가 달라지고 또 정계개편이 달라질 수 있다. 한나라당의 대선 전략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때문에 선거운동이 가히 사활을 건 건곤일척의 대회전으로 번질 공산이 크다. 여기서 예상되는 것이 정치권의 과열이다. 과열은 또 타락을 유발한다. 민주, 한나라 상호간의 치열한 정치공세가 자칫 타락선거를 가져오지 않을는지 심히 우려된다. 해서, 정치권에 주문하고자 한다. 무엇이 유권자의 흥미를 끌수 있는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 국민의 정치의식 수준은 이미 많이 달라졌다. 이런 의식수준의 변화에도 유독 정치권만은 변화가 정체돼 있다. 아직도 전근대적이다. 전근대적 발상으로는 더 이상 유권자의 표를 얻기 어려운 현실을 바로 보아야 한다. 선거에 정치논쟁 자체가 나쁠 수는 없다. 문제는 그 내용과 방법이다. 구태의연한 공방이 왜 식상 당했는가를 잘 생각해보면 해답은 그 속에 있다.

만약 이를 깨닫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모습을 또 재연한다면 총체적 정치불신의 늪에 함몰할 것이다. 8·8재·보선은 여름더위가 절정이다. 휴가가 크게 겹친다. 가뜩이나 선거 무관심이 팽대해 있는 판에 정치권의 선거운동이 유권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사상 최악의 투표율을 낼 가능성이 짙다. 이번 재·보선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어느 당 할것없이 서로 힘겨운 싸움이다. 따라서 누가 더 설득력 있는 변화의 신선감을 주느냐가 승패의 한 요인으로 작용될 것임을 충고해 둔다.

앞으로의 정계개편은 그 규모만이 미로에 속해 있을뿐 선거가 끝나면 어떤 형태로든 불가피하다고 보는 전망이 유력하다. 즉 이번 재·보선은 그 정지작업이 되는 것이다. 오는 12월의 대선판도를 확정하게 되는 것이 8·8재·보선의 특성이다. 이에 당마다 당과 후보 차원의 총력전을 펼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선거가 추한 타락선거로 전락해서는 결코 미래가 있을 수 없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바로 이점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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