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독작
淸河
‘이 태백도 술병 날 때 있다’거나 ‘이 태백이 돈 가지고 술먹었다던?’은 술을 잘 먹는 사람이 과음으로 앓아 눕거나, 술 때문에 돈의 낭비가 심하다고 할 때 반발하는 말이다.
이렇게 ‘술’하면 떠오르는 사람은 당나라 때의 시인 이 백(李白·701∼762)이다. 그는 <이태백 시집> 30권을 남겼다. 이백은 자(字)가 태백(太白)으로 소년시절부터 이미 문제가 나타났다. 검술을 익혀 협객을 자처한 것이 호방한 성품을 말해준다. 이백은 혼란했던 때에 태어나 자신의 이상을 펴 보지 못하고 평생을 술과 시만을 벗삼아 보냈던 불운의 시인이기도 하다. 시대는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그의 이상 역시 시대를 용납할 수 없었던 탓이다. 이태백>
이백은 젊은 시절 촉에서 교육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것이 촉의 선배인 진자앙(陣子昻)의 시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진자앙은 기절(氣節)을 중시하고 세절(細節)에 구애받지 않던 임협(任俠)한 인물로서 유교적인 예교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행동하였다. 이백은 42세 때 한림학사가 되었으나 그만 두고 다시 천하를 주유하였다. 이 백의 작품에는 웅방한 기풍에 최대의 특색이 있다고 하지만 그의 천재적인 조예는 어느 한 방면에 국한되지 않고 당대 최고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백은 술과 달을 유난히 좋아했다. 이백의 시 ‘월하독작(月下獨酌)’에도 술과 달을 좋아한 이백의 심성이 보인다.
“화간일호주(花間一壺酒)/ 독작무상관(獨酌無相觀)/거배요명월(擧杯邀明月) /대영성삼인(對影成三人)”이라고 읊었다. “꽃 사이에 한 동이 술을 놓고/ 홀로 마시니 내 세상이구나 /잔을 들어 밝은 달 맞이하고 /그림자를 대하니 세 사람(시인·달·시인의 그림자)이 되었다”는 경지를 노래했다. ‘월하독작’4수 가운데 첫번째인 이 시는 달빛 아래서 술을 마시는 정서를 표현했다. 동양인의 마음 속에 달은 언제나 생각을 맑게 하고 근심을 없애주는 고독한 영혼의 벗이 되는 것 같다. 이백이 달밤에 술마시며 뱃놀이를 하다가 수면에 뜬 달 그림자를 잡으려고 뛰어들어 익사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그는 62세로 병사했다.
호심에 달이 떠 있는 호숫가에서 그야말로 ‘월하독작’하면, 얼굴도 모르는 이백이 가끔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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