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들, 사회를 너무 모른다

10대 미성년자들을 고용해 성매매를 시키는 속칭 ‘영계 티켓다방’이 경기도에서 성업중이라는 검찰 발표가 나왔다. 특히 4천여개의 중소업체에서 12만여명의 근로자가 일하는 안산·시흥시의 반월·시화사업단지에 최근 몇년새 사악한 지하 산업이 독버섯처럼 자라났다고 한다.

수도권 신흥도시 일대 30여곳을 집중단속한 서울지검 소년부에 따르면 티켓다방은 노예수용소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업주들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찾아온 미성년자들에게 ‘선불금’으로 500만∼1천만원을 지급한 뒤 ‘계약을 어기면 선불금의 30%를 위약금으로 지불한다’ ‘하루 결근하면 벌금 30만원, 지각하면 1시간당 3만원씩 벌금을 낸다’등 4∼5가지의 각서를 쓰게했다. 노비문서와 조금도 다르지 않아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여기에 커피 재료비 명목으로 1인당 하루 1만원씩 매월 30만원을 떼고 이와는 별도로 숙식비도 월급에서 공제했다. 집단 숙식에 외출까지 통제당하는 종업원들은 매일 오후2시∼새벽 4시까지 14시간 동안 일하며 10차례 이상 가정집과 비디오방, 노래방, 여관 등으로 소위 ‘영업’을 나가도 수입은 거의 없고 오히려 빚만 늘어났다. 반면 업주들은 매월 2천만∼3천만원의 순수익을 올렸다니 인간 거머리가 따라 없다고 하겠다.

미성년자의 성매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제기되는 문제점이지만 업주들의 비인간적인 착취행위는 말할 나위도 없고 유혹에 너무 쉽게 빠져드는 미성년자들의 사회인식과 각성도 동시에 요구된다. 물론 교묘한 술수에 넘어간 경우도 상당수 있지만 부모와 함께 살던 평범한 여고생이 다방에서 몇달 아르바이트를 하면 500만원을 주겠다는 꾐에 빠져 계약서에 생각없이 손도장을 찍었다니 아무리 철없는 학생이라고 해도 세상 무서운줄을 너무 모른다.

매일 눈만 뜨면 TV와 신문에서 미성년자 원조교제, 성폭행, 성매매 등에 대한 뉴스가 귀가 따갑도록 접하는데 ‘핸드폰 새로 구입하려고’수렁에 빠져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반월·시화공단 주변에만 이같은 티켓다방이 300여개나 있고 고용된 여종업원 1천여명 중 70%가 미성년자라니 이 사회구조부터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가정과 학교에서의 미성년자 특별교육과 선도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티켓다방과 같은 사회악은 점점 독버섯처럼 무섭게 번진다. 당국의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단속이 실로 절실히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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