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河
영화배우 겸 탤런트 전도연이 올 12월 방송예정인 SBS 16부작 드라마(제목 미정)의 여주인공을 맡기로 하고 1천만원 안팎의 개런티를 받기로 했다는 연예가 소식이 들려왔다. TV 연기자로 사상 최고의 출연료다. 전도연은 ‘약속’ ‘해피엔드’ ‘피도 눈물도 없이’등으로 충무로에서도 인기가 한층 상승중이어서 TV제작진이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한다.
SBS에서 내년 2월 방송예정인 음악 전문 드라마(제목 미정)의 남녀 주인공인 송승헌과 장나라도 출연료가 1천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상파 방송 3사는 IMF사태이후 출연료의 거품을 줄이기 위해 출연료의 상한선을 200만원으로 정했었다. 그러나 이 약속은 톱스타 기용 경쟁으로 곧 깨졌다.이른바 호화 출연진이 TV드라마의 인기를 좌우하는 탓이다.
2000년 SBS ‘여자만세’의 채시라는 300만원을 받아 당시 화제를 모았고 지난해엔 SBS ‘여인천하’의 강수연과 KBS ‘명성황후’의 이미연이 500만∼600만원(추정액)을 받으면서 이전 기록을 깼다. 수십년간 연기생활을 한 중견 연기자가 100만원을 받는 것에 비하면 여간 큰 액수가 아니다.
보통 미니시리즈 편당 제작비는 5천만원이다. 여기서 주연급에게 1천만원대의 개런티를 주고 나면 작가와 조연급 연기자들, 촬영비 등에 써야할 돈이 줄어든다. 제작진은 ‘본전을 뽑기 위해’주인공 위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결국 드라마의 완성도는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다.하지만 TV 연기자의 출연료 상승은 대체적으로 불가피한 현실로 여긴다. 인기 탤런트 상당수가 영화쪽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유명 배우의 경우 2억∼3억원의 개런티를 받은지 벌써 오래됐다. 제작 조건도 영화가 TV보다 나은 편이다. 인기 탤런트를 TV드라마로 모셔(?)오려면 높은 개런티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그러나 안방극장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 저 드라마에서 똑같은 얼굴이 등장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드라마 제목과 내용이 헷갈릴 정도다. 신인 탤런트 발굴은 그래서 필요하다. TV 드라마의 문제점은 탤런트들의 ‘얼굴값’에 비해 작가들의 ‘글값’은 아주 적은 데 있다. 극본 없는 드라마는 없다.극작가는 드라마를 창조하는 사람이다. 작가도 인기 탤런트의 출연료와 같은 수준으로 원고료를 받아야 한다. 작가조합은 왜 없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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