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도 없이 쓸쓸한 단칸방에서 홀로 병마와 싸우다 별세한 할머니가 평생을 모아온 재산을 어렵고 불쌍한 노인들을 위해 써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고 정은경 할머니(62·평택시 팽성읍 안정리).
가족이 없어 생활보호 대상자로 선정돼 시로부터 생활자금을 받아 온 정 할머니는 지난 12일 팽성읍 안정리 소재 단칸방에서 쓸쓸히 세상과 이별을 고하면서도 그동안 틈틈이 소일거리로 모은 1천500만원을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써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언제나 이웃 주민들에게 웃음을 잃지 않은채 사랑으로 나보다 남을 먼저 베려하고 불우한 이웃들에게는 몸으로 봉사를 해 온 정 할머니이기에 그의 별세는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같은 집에서 정 할머니와 함께 생활해 왔다는 박혜옥 할머니(68)는 “한달전 병원에서 자궁암 판정을 받은 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정할머니는 입버릇 처럼 자신이 죽으면 모든 재산을 어렵고 불쌍한 노인들을 위해 써달라고 말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정 할머니는 지난 12일 세상과 이별한 뒤 주위의 도움으로 14일 충청남도 홍성 소재 납골당에 안치됐다./평택=최해영기자 hy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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