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남북관계 주시해야

최근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주 남북한은 제7차 장관급회담을 개최하여 남북철도·도로 연결공사 동시 착공과 군사당국자 회담 조기 개최 등 10개항의 공동합의 문을 발표했고, 또한 8·15남북공동행사를 민간차원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오는 26일부터 서울에서 남북경제협력 추진위 제2차 회의가 열려 대북 쌀 지원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며, 내달 6일부터 남북축구경기가 개최되고 또한 부산 아시안 게임에도 대규모 북한선수단이 참가하여 남북관계가 급속하게 전개될 것이다.

이런 남북한간의 관계 변화와 더불어 주변 환경도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해에 이어 이번 주 러시아를 방문,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반도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며, 북한은 최근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도 적극적이다. 또한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도 다각적인 차원에서 시도하고 있다.

우리는 최근 급변하는 남북관계에 대하여 우선 환영한다. 그 동안 서해교전사태로 인하여 남북관계가 냉각되었었다. 정부의 지속적인 화해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자세가 변화되지 않아 정책추진에 있어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으며, 더구나 금년 12월 대선으로 인하여 남북관계는 교착상태에 봉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상당히 지배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태도를 나타내고 있는 것에 대하여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로 이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지난 1월부터 원(元)화의 평가절하, 임금의 대폭 인상 등 경제개혁 조치를 단행하는 등 경제문제 해결에 총력을 쏟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도 식량부족으로 인하여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서두르고 있다는 지적도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

대북 식량지원은 남아도는 쌀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국민적 공감대만 형성되면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쌀 지원문제는 일방적인 지원형태가 아닌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논의되어야 한다. 특히 경의선 철도 연결 등을 위한 DMZ 군사보장합의서의 발효와는 반드시 연계시켜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은 물론 군사적 위험 감소를 추구해야 한다. 내주에 개최되는 남북한 제2차 경협추진위에서 이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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