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공식 서포터즈인 ‘그랑블루’가 최근 K-리그에서의 성적 부진과 ‘앙숙’ 안양 LG전에서의 잇따른 패배에 실망한 나머지 수원팀의 응원 보이콧 움직임을 보여 파장이 일고 있다.
21일 수원서포터즈에 따르면 지난 6년동안 수원은 아시안수퍼컵 2연패와 99년 정규리그 포함 4관왕에 오르는 등 13개 대회를 석권하며 ‘신흥 축구명가’의 반석에 올랐으나 최근 잇따른 부진으로 서포터즈와 홈팬들을 실망시키고 있어 ‘응원 보이콧’이라는 극약처방을 고려하고 있다.
이처럼 서포터즈들이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지난달 31일 전남전에서 패하며 팀 창단후 처음으로 최하위까지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고, 특히 ‘라이벌’ 안양전에서 지난해 6월 이후 18일 경기까지 5연패를 당하는 등 절대적인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서포터즈는 ‘아시아최강’이라는 허울만 좋았을 뿐 지도력 부재와 팀내 불화, 선수들에 대한 ‘당근책 미비’등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최근의 부진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어 지난 20일 운영진 회의를 갖고 24일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침묵으로 관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운영진은 침묵시위에도 선수들과 구단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연패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국내 프로축구 서포터즈 사상 유례없는 ‘응원 보이콧’을 감행하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서포터즈 운영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구단의 12번째 선수로 팀 승리와 멋진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헌신적인 응원전을 펼쳐왔다”며 “그러나 최근의 성적부진은 서포터즈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린 안일한 팀 운영과 정신자세에서 비롯된 만큼 조직적인 응원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프런트 및 선수단과 먼저 대화를 가진 뒤 뾰족한 대책마련과 변화가 없이 부진이 계속될 경우에는 보이콧도 불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구단측은 “선수단에 큰 힘이되어 준 서포터즈들의 분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단순히 성적 부진만을 이유로 서포터즈가 집단행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은 옳지 못한 방법”이라며 “진지한 대화로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일 오후부터 이날까지 수원의 홈페이지 그랑블루 전용게시판에는 응원 보이콧에 대한 서포터즈들의 의견이 빗발쳤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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