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河
국제사회에서 지난 10년간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온 환경문제는 ‘물 부족’이다. 1997년 유엔의 평가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 3분의 1이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물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이른바 ‘물 스트레스 국가’에 살고 있다. 2050년에 가서는 경제성장에 따른 물 수요와 인구성장 등의 요인으로 세계인구의 3분의 2가 이같은 상황에 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오는 2025년까지 24억∼34억명의
인구가 물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한다. 물 부족은 또한 식량공급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990년대 들어 각국은 농업 생산을 유지·확대하기 위해 지하수를 개발하고 식량수입을 늘리고 있지만 이것이 장기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댐 건설도 이상적인 방법은 못된다. 세계댐위원회(WCD)는 2000년 11월 보고서를 통해 관개용수와 전기를 공급하는 데 대한 댐의 기여도는 인정되지만 인간과 생태계에는 오히려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20세기 4천만∼8천만명의 사람들이 댐 건설로 인해 이주해야 했고 세계 주요 강 유역의 46%에는 1개 이상의 대형 댐이 들어서는 바람에 강의 흐름이 교란되고 있다. 국토가 남북으로 분단된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물공급 가격을 둘러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간 갈등처럼 물 문제에 따른 분쟁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 또한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8월26일부터 열흘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한 정상회의(WSSD·지구정상회의)’가 열린다. ‘다음 세대를 위한 환경과 자연의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지금 세대들의 삶의 질을 충족시키자’는 의미에서 개최된다. 지난 10년간 지구의 환경상황이 뒷걸음질쳤기 때문이다. 189개국 지도자 및 시민단체 등 6만5천여명이 모이는 유엔 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 등 주요 정상들이 회의에 참석하지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불참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에선 누가 참석하는가. 금수강산이 적토강산으로 변해가는 위급사항인데도 한국의 환경정책은 감각이 무디다. 아주 천하태평이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