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山
최대 관심사는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문제였다. 결과는 “다각적으로 논의했다”는 두 정상의 원론적 언급에 그쳤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푸틴 러시아대통령 두 나라 정상의 블라디보스토크 회담에 특히 관심을 끌었던 북측 미사일 시험발사 유보에 대한 김 위원장의 구체적 입장 표명은 없이 끝났다. 이밖에 있은 총론적 북·러 경제협력 확인, 푸틴대통령의 남북대화 및 북측 개방 종용은 전에도 나왔던 얘기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의 극동 러시아 방문에 대한 ‘의전용회담’의 성격이 짙다.
주목되는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방문 행각이다.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는 부두 노동자들의 생활조건, 하역기술 등에 관심을 표명했다. 쇼핑센터 이그나트에선 매장을 둘러보면서 매상과 손님규모, 러시아제 상품 등에 물었다. 블라디보스토크항 방문에는 방탄 벤츠를 타고 갔으며 쇼핑센터에 들렀을때는 일반인의 출입이 차단됐다. 또 예정된 블라디보스토크 태평양함대 사령부, 미사일 순양함 마샬샤프스니코프 승선을 취소하고 항만시설, 쇼핑센터에 이어 제빵공장, 제약공장, 케이블공장 등 방문에 일정을 소비했다. 러시아는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을 해체, 시장경제로 들어선지 올해 10년째 된다. 김위원장은 러시아의 이같은 시장경제 10년에 상당한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내에 제한적 초기형태의 시장형성을 허용한데 이어 함경북도 회령과 무산 등지의 일부에선 협동농장 토지를 농장원에게 나눠주어 개인영농제를 실시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개인영농제 시범 실시가 식량증산에 성공하면 중국이 인민공사를 철폐한 것처럼 결국 국영협동농장도 폐지하게 될지 모른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시장경제에 대한 높은 관심, 시범개인영농제 실시 등은 북한의 제한적 시장경제 전환의 폭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적극적이 아닌가 하는 느김을 갖게 하는건 사실이다.
그러나 단정은 아직 이르다. 수령론과 주체사상의 폐쇄성을 개혁의 개방성과 병행하기란 거의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변화여부는 좀 더 두고 지켜봐야 한다. 그보다는 북한이 북·일, 북·미 대화 재개를 앞두고 이의 대외정책을 러시아와 조율했을 것으로 보는데 블라디보스토크 회담에 더 의미가 있다. 김정일위원장은 5박6일간의 극동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25일 평양으로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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