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마니아’ 71세 이옥수 할머니

고희(古希)를 넘긴 할머니가 40여년간 카메라로 자식들의 모습을 담은 흑백 필름만 모아 생애 첫 개인 사진전을 열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71살의 이옥수 할머니.

이 할머니는 9월 한달 고양시 일산구 마두1동 사진 전문 전시관인 이즈갤러리(관장 김희수)에서 개관 기념전 전시회를 갖는다.

‘1964년 외출’이라는 제목의 이 전시회에는 이 할머니가 첫 셔터를 누른 지난 59년이후 지금까지 카메라에 담은 1천600여점 중 59∼64년에 찍은 흑백사진 25점이 선보인다.

추억의 가족 나들이 장소였던 창경원(64년), 시청앞 광장(63년),남대문(63년), 송도해수욕장(63년) 등 할머니의 모정(母情)이 진하게 배인 작품들이다.

이 작품에는 낡은 전축, 썰매, 뉴욕이란 글자가 새겨진 창경원 놀이동산의 비행기, 전차 등 당시 모습이 시간의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이 할머니는 막내딸이 태어나기 직전인 59년, 아이들의 육아 현장을 기록하고 싶어서 사진촬영을 시작.

카메라 구하기와 인화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던 때였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던 이 할머니는 늘 5장을 인화해 자식들 결혼앨범을 만들어 선물했고, 1장과 필름 원판은한 롤도 빠짐없이 자신이 보관해 왔다.

이 할머니가 대전서 살던 62년 여름에는 ‘서울 전차가 없어진다’는 소식을 듣곤 네 아이와 함께 서울로 올라와 사진을 찍을 정도로 마니아의 끼를 갖고 있었다.

이 할머니는 “대장간에 식칼없듯 정작 내 사진은 없다”며 “과거란 것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며 “기회가 된다면 보관 중인 엑터필름(처음 컬러필름이 나왔을때 사용되던 슬라이드 필름) 전시회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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