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시기를 놓쳤는데 평생소원이던 공부를 하고, 검정고시까지 합격해 너무 기쁨니다. 무보수로 저희들을 가르쳐 준 현직교사, 경찰관 선생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7시 수원시 권선구 매산동사무소 2층에서 열린 제일야학 졸업식장.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50세의 어머니를 비롯, 이날 수원제일야학을 졸업하는 24명의 졸업생들은 모두 제 나이를 놓쳤거나 형편상 학교를 가지 못한 사람들이다. 그래서인지 이날 졸업식은 여타 다른 졸업식과는 달리 졸업생 하나하나가 의미있는 사연을 달고 있다.
참되이 살자, 밝은 마음을 갖자, 스스로 돕는 사람이 되자를 교훈으로 지난 63년 수원시 남수동에서 제10전투비행단과 서울농대생들이 밀알학원을 만든 이래 다른 야학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문을 닫았지만 이곳만은 꾸준히 문을 열고 있다.
학생들은 30∼60대 가정주부에서부터 할머니들까지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이날도 초등부 김정자씨(52)를 비롯해 중학교 과정 14명, 고교과정 9명 등 모두 24명이 졸업장을 받았으며, 졸업생 대부분이 검정고시를 통과한 상태다.
수원제일야학은 이날 38회 졸업식을 거행하기까지 모두 2천5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14대 이영도 교장을 중심으로 현직 교사와 경찰관 등 11명의 교사가 무료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졸업장을 받은 한 졸업생은 “아이들 다 공부시키고 평생 한이됐던 공부를 하고, 한글을 익혀 자연스럽게 편지를 쓸때는 눈물이 쏟아졌다”며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피곤한데도 밤에는 정성스럽게 지도해 준 동생뻘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고 눈물을 글썽였다
박영도 교장은 축사를 통해 “오늘 졸업식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슴 벅찬 졸업식”이라며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현재의 주인공이 되라”고 말했다./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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