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작성한‘2002년 관리대상 조직폭력배 현황’에 국내 폭력조직들이 경기도, 특히 신흥개발지역으로 대거 몰려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벨트 해제와 신도시 건설에 이어 각종 개발 붐을 타고 있는 경기도에 유흥가 및 상권이 급팽창, 폭력조직들이 그 이권을 노리고 몰려든다는 것이다.
전국에 있는 194개파 조폭과 4천50명의 조직원 가운데 경기도에만 25개파 576명, 인천에 12개파 236명이 있다니 그 실태를 알 수 있다.그러나 이 숫자는 어디까지나 동향파악 대상일 뿐 실제로 폭력조직에 가담한 숫자는 훨씬 많을 것이다.
경기경찰청이 최근 도내 조직 폭력배에 대한 일제 단속을 실시한 결과 105명을 검거했다. 이번 단속에서 조폭들은 유흥업소나 사창가 등에 기생하며 금품을 갈취한 사범이 가장 많았고 성남 등 신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이 활동하는 신흥 폭력조직도 5개파나 적발됐다. 조폭들의 행동과 수법은 여전히 인간 거머리 행태다. 유흥업소 업주들에게 고가로 담배를 강매하거나 보호비 명목으로 현금을 갈취하거나 유흥가에서 마구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다.보호비 명목으로 24회에 걸쳐 1억여원을 갈취당하고도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를 못한 업소의 고통이 얼마나 극심했겠는가.
조폭들은 미성년자들을 유흥주점에 접대부로 조달하거나 윤락행위를 강요하고 심지어는 수천만원에 팔아 넘기는 인신매매도 서슴지 않는다. 인신매매의 경우는 조폭과 업소가 연계된 사회악이어서 더욱 충격을 준다.이들 조폭들은 유흥가나 사창가에서만 폭력을 휘두르는 게 아니다. 주택가나 아파트단지에서도 부녀자· 노약자를 가리지 않고 서민들을 상대로 금품을 강탈하는 난폭성을 보이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이처럼
조폭들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1989년 ‘범죄와의 전쟁’이후 거대 조폭은 수사 표적이 돼 조직이 와해됐거나 세력이 축소됐지만 반면 군소 조직들이 오히려 세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경기경찰청의 경우, 정원마저 부족해 조폭들이 활개를 치는 것이다.
앞으로 조폭들은 추석명절을 전후하여 특히 12월 대선과 연말연시 때면 더욱 기승을 부릴 게 분명하다. 경찰인력의 확충과 함께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단속을 거듭 당부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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