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수 국무총리 지명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오늘로 마지막 이틀째 맞는다. 첫날 청문회에서 느낀 대체적 소감은 경륜과 도덕성을 갖춘 총리감이 과연 이토록 없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지명권자인 김대중 대통령의 단견에 비친 주변 사람들에 국한한 것인지, 아니면 인재 빈곤인지는 잘 알수 없으나 아무튼 그런 판단을 갖기에 충분하였다. 대법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지낸 경력에 비추어 지명 당초에 기대했던 것에 비추어서는 적잖은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첫날 청문회에선 변호사 개업 이후의 재산증식 및 편법증여, 수임료 축소신고, 삼성전자 실권주, 68평형 강남 고급아파트 특혜분양 여부, 맏아들의 현역 입영판정후 병역면제, 미국의 편의점겸 주유소 재산신고 누락 등이 주로 거론됐다. 김석수 지명자는 이에 의문의 여지가 없지 않은 가운데 법률적 하자를 배제하긴 했으나 적어도 사회정서가 기대하는 총리의 면모를 보여 주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오늘 마지막으로 갖는 청문회에서 바라고자 하는 것은 도덕성과 함께 좀 더 철저히 국정수행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신임 총리는 임기가 불과 5개월 밖에 안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과열 혼탁이 예상되는 제16대 대통령선거를 엄정 공정하게 치러야 하는 등 이 정부의 마무리에 그 역할이 크기 때문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청문회가 드러난 일보다는 지명자 내부에 개재된 객관적 문제점을 색출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도 이에 대한 준비가 소홀한 것 같아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 질 것인지 의문이다. 그렇다고 털어서 먼지를 내거나 인신공격을 하란 것은 결코 아니다. 총리의 자질과 덕목에 대한 검증의 충실을 요구하는 것이다. 아울러 어느 대상자에게나 잣대가 똑같은 청문회의 일관성이 지속돼야 하는 점을 강조해 둔다.
김석수 지명자는 앞서 국회 인준이 부결된 두 장씨에 비해선 일단 무게가 실리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국회 인준 여부 전망은 오늘의 청문회 결과가 영향을 미친다. 비록 총리 공백이 3개월째 계속되고 있긴 하나 국회가 이에 압박을 받아서는 안된다. 총리 장기 공백은 어디까지나 지명권자의 실책에 기인한다. 국회는 청문회에 이어 갖는 표결에서 소신과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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