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 천용택, 이해찬

어제이 이어 병풍수사를 또 언급하는 것은 훼손된 검찰의 권위를 되찾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그간의 정황으로 보아 우선 김대업씨가 도대체 근 5년이나 잠자코 있다가 갑자기 병풍의혹을 제기한 동기부터가 수상쩍다. 더 참기 어려운 정의감 때문에 주장한 것이라고는 믿기가 심히 어렵다. 그 자신이 병무비리의 당사자였던 사실에 비추어 그같은 관점은 당치않다.

김씨에 대한 문제점은 이밖에도 많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신분으로 149회나 출정했으며 골프사이트에 접속하는 등 컴퓨터를 마음대로 썼으며 수사관 행세를 했다는 의문이 있었다. 이에대한 사실 여부가 확인돼야 할 차례다. 민주당의 누구와 어떤 관계인 지도 마땅히 규명이 요구된다. 천용택 민주당 국회의원은 국방부장관 시절 김씨를 면책케 해준 사람이다. 정치권의 병풍공세에서는 천의원이 앞장섰고 김씨는 폭로란 것에 앞장섰다. 천의원의 역할이 무엇이었는 지 궁금하다.

궁금하긴 이해찬 민주당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검찰의 누구로부터 국회 대정부 질의를 통해 병풍수사를 유도해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게 정말이라면 그런 부탁을 한 검찰 내부 인사가 누구인지를 밝혀야 할 때가 왔다. 밝히지 못하면 이의원이 말을 조작했다는 것 밖에 안된다.

김대업씨, 천용택, 이해찬의원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만약 무관한 것으로 보자면 민주당측의 해명이 필요하다.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지검 특수1부는 맞고소를 검토, 김대업씨를 무고혐의 등으로 사법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고유의 기소독점주의 행사에 관여할바가 못되고 그를 실제로 입건할 것인지는 더 두고 지켜볼 일이다. 하나, 특수1부의 박영관 부장검사는 한동안 수사의 공정성 유지에 의심을 샀던 적이 있다. 김대업씨 사법처리는 시사되는 의미를 평가할만 하다.

민주당 일각에서 검찰수사에 불만을 갖고 ‘이회창 검찰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다. 본란이 우려하는 것은 검찰의 중립성 훼손이다. 이를 침해하는 정치세력 어느 후보, 어떤 당이든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평소의 소신이다.

앞으로 민주당의 태도가 주목된다. 더는 병풍정쟁의 무모함이 없어야 한다. 아울러 한나라당 역시 역풍의 과잉공세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국민은 이제 병풍이라면 식상할대로 식상했다.

모든 것을 검찰에 맡겨야 하지만, 검찰 역시 정치검찰을 적극 배제코자 하는 자정의 노력이 한층 더 요청된다. 검찰권의 독립을 제도에 앞서 검찰 내부의 자위적 의지가 중요하다. 김대업씨, 천용택, 이해찬 의원은 어떤 사람인가를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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