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어촌개발’의 문제점

민간인 출입제한 등으로 그동안 접근이 쉽지 않았던 임진강변 일대를 어촌체험 관광단지로 조성하겠다는 파주시의 계획은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파주시가 지난 달 24일 발표한 ‘임진강 어촌 종합개발사업계획’을 보면 2007년말까지 100억원을 들여 임진강변 생태자원을 효율적으로 개발, 관광산업과 연계한다는 것이 주요골자다. 즉 파주시 적성면 주월리 구석기유적지 인근에 청소년 수련장, 야영장, 황복·참게·숭어잡이 생태체험지 등을 갖춘 어촌 체험 관광단지를 조성하고, 적성면 두지리는 전통음식 문화촌을 만든다고 한다. 또 적성면 어유지리∼두지리에 임진강변을 따라 산악자전거 코스를 만들고, 파주 장파리∼연천 고랑포엔 분단 이후 반세기만에 황포돛대를 띄운다는 것이다.

통일·안보 관광산업 육성에 역점을 두고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임진강 유역으로 끌어들이려는 게 파주시의 계획이다. 하지만 사업추진지역의 민간인 통제와 안전사고 발생시 책임을 져야 하는 큰 부담을 안고 있어 걱정스럽다.

적성면 주월리 등 두지리 동쪽은 임진강 유역으로 민간인 접근이 비교적 자유롭지만, 두지리 서쪽은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지뢰 등 위험 요소가 많은 곳이다. 특히 황포돛대 투어가 추진되고 있는 임진강 북쪽·고랑포리에서 임진강 남쪽 장파리까지 2.4km는 아직 군사적으로 매우 위험한 구역이다. 고랑포리 인근에는 매설·유실된 지뢰가 산재해 있다.

임진강변 모래사장에서의 야영, 황복·참게 잡이 등 어촌 체험은 환경훼손 위험성이 크다. 황복·참게 등 치어 방류량을 140만 마리에서 300만마리로 늘리고 산란서식장 10 곳을 설치한다지만 임진강 모래·자갈밭은 어름치 같은 어류와 물새 등이 산란하는 자연의 보고여서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래프팅·나룻배·야영 등으로 임진강 적벽 등 수변(水邊)상태도 훼손이 예상된다.

파주시는 지역발전만 앞세워 개발을 너무 서두르지 말고 환경 보존을 병행할 수 있는 다각도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군사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안전사고 등을 지방자치단체가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군 부대의 적극적인 협조 및 공동책임이 없이는 사업추진이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지역개발도 중요하지만 지뢰 제거 및 환경훼손 방지책 등 문제점부터 먼저 해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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