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백현유원지 우선 협상대상자 재선정을 둘러싸고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성남시는 지난달 17일 분당 백현유원지 사업자로 군인공제회·포스코건설 콘소시엄을 제1순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1주일이 지난 같은달 25일 재심사를 벌여 당초 2순위였던 태영컨소시엄을 1순위 협상대상자로 번복했다.
이후 심사정보 유출설, 로비의혹설 등이 퍼지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재선정과정의 문제점이 제기됐으며 1순위로 올라선 태영컨소시엄 사업계획의 적합성여부도 도마위에 올라 우선협상대상자 자격까지 논란이 일고 있다.
◇백현유원지는 어떤 곳인가
백현유원지 개발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 일대 6만3천650평의 나대지를 신개념 종합위락단지로 조성하는 대규모 부동산개발 프로젝트이다.
분당신도시의 마지막 대단위 개발사업으로 당초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이 사업의 총비용은 사업 내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대략 60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어 이에 따른 개발이익도 수백∼수천억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성남시는 이곳에 관내 기업들의 숙원인 컨벤션센터를 갖춘 특급호텔을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주거용 시설인 콘도나 실버타운 등은 억제한다는 방침으로 심사시 감점조항을 뒀었다.
그러나 업체들은 초기 투자비를 얻고 개발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분양이 가능한 숙박시설이 필요해 이 분야 사업의 성립여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1차 심사와 잘못된 채점
심사위원 선정과 관련해선 아직 특별한 문제 제기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는 심사위원 18명중 13명을 수도권 소재 대학 교수들을 대상으로 심사 당일 새벽에 참여업체 추첨을 통해 선정할만큼 신중을 기했다.
또 나머지 5명의 위원은 심사위원장인 성남부시장을 제외하고는 3배수 추천을 받아 선정했다.
오히려 문제는 심사위원들이 심사에 임박해 선정돼 심사기준을 제대로 숙지했느냐, 그래서 채점 등 심사가 정확히 이뤄졌느냐 하는 점이다.
1차 심사에 참여한 모 대학 K교수는 지난달 25일 재심사에 소집된 자리에서 “심사기준을 제대로 알지 못해 감점처리할 것을 0점 처리했다”며 “잘못을 인정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채점 잘못이 재심사 발단이 됐고 결과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가 재선정된 원인이 됐다.
◇심사결과 유출 언제 이뤄졌나
성남시는 지난 4월 백현유원지 사업설명회때 심사결과의 비공개를 원칙으로 내세웠다.
심사위원 보호와 참여업체 명예가 명분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17일 1차심사에서 2순위로 선정된 태영콘소시엄이 1순위와 0.4점차인 근소한 차이로 탈락한 사실을 알고 채점의 불공정성을 주장하며 항의해와 심사결과 유출의 문제점이 제기됐다.
태영이 언제 누구로부터 알았느냐는 문제는 로비의혹 및 심사의 공정성과도 직결된 문제다.
현재 태영측은 “1차심사 이틀 뒤인 지난달 19일 이대엽 시장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0.4점 차이로 탈락한 사실을 알았다 ”며 “그 이전에는 단순히 시물레이션으로만 근소점수차를 알았다”라고 밝히며 사전 인지설을 부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시장이 유출한 게 아니라 태영측이 이미 알고 항의하러 와 이 시장은 단지 확인해 준 것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
성남시는 “태영이 심사당일 이미 결과를 알고 항의했다”며 대화내용을 공개했고 “유출자는 심사 뒤 집계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공무원 7명과 심사위원 1명에게 있다”고 아예 유출자를 지목하고 나서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다른 심사오류는 없는가
심사에 참여한 업체의 사업계획과 채점내역 등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정확히 진단하기는 어렵다.
참여업체인 판피엑스측은 “심사위원들이 심사기준표와 배점표를 교부받지 못한 상황에서 심사가 이뤄져 심사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심사자료 공개를 요구한바 있다.
성남시는 현재 참여 6개업체가 동의한다면 이를 공개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과연 1순위 협상대상자인 태영 등 모든 업체가 동의할 지는 미지수 이다.
그러나 현재 태영측의 사업계획인 ‘리타이어먼트 커뮤니티’가 유원지에 입지가 불가능한 노인복지시설이란 주장이 제기되면서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성남시는 이와 관련, “도시계획심의위원회가 이를 심사토록 부의할 계획”이라며 “만약 노인복지시설로 판정되면 태영은 자격이 없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
태영측의 ‘리타이어 커뮤니티’에 대한 심사가 일단 주목된다.
이 결과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가 또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재심사 끝에 2순위로 밀린 군인공제회·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심사 결과 유출과 관련,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태영측은 법원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확인 가처분신청을 제기, 법적다툼이 전개될 전망이다.
앞으로 성남시와 참여 업체간의 협상과정에서 분양이 가능한 숙박시설을 놓고 첨예한 이해대립이 예상돼 백현유원지 최종사업자 선정과 이에 따른 백현유원지의 구체적인 개발방향 확정은 앞으로도 힘겨운 과정을 거쳐야만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성남=이진행·박흥찬기자 parkhc@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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