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산고 끝에 김석수 총리가 정식으로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총리 임명장을 받아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다. 김 총리는 출석의원 과반수의 지지를 훨씬 넘은 210명의 지지를 받아 총리로 인준되었다. 이로써 지난 7월 11일 이한동 전총리 사퇴 이후 장상, 장대환 총리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의 부결에 따른 총리 공백상태가 마감됐다.
‘국민의 정부’의 마지막 총리로서 김 총리는 어제 국회에서 김 대통령을 대신하여 정부의 2003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였다. 앞으로 각원내 교섭단체의 대표 연설이 있은 다음 오는 10일부터 대정부 질문이 예정되어 있어 정치, 경제를 비롯, 각 분야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김 총리는 국정운영에 대한 구체적 소신이나 정책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선 김 총리는 대통령의 시정 연설이나 대신 읽는 ‘대독 총리’가 아닌 내각의 책임자로서 안정적 국정운영과 오는 12월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될 중요한 임무를 수행할 막중한 책임을 지니고 있음을 우선 명심해야 된다. 현재 각 정당은 대선으로 인하여 국정보다는 선거에 당운을 걸면서 정쟁을 일삼고 있어 국정이 상당히 혼란스럽다. 또한 관료들도 대선을 겨냥, 줄서기 등을 하고 있어 공직기강이 해이한 상태이다.
따라서 김 총리는 이완된 공직사회에 대한 기강을 확립, 남은 5개월 동안 김대중 정권의 국정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해복구에 대한 최우선 지원 정책을 독려하고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을 효율적으로 집행, 국민들의 경제불안 심리를 조속히 극복하여야 되며, 또한 남북화해를 위한 각종정책도 일관성 있게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런 여러가지 정책 중에도 김 총리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대선의 공정한 관리이다. 금년 대선은 어느 때보다 예측불능의 상황에서 각 정당의 네거티브 캠페인이 주를 이루고 있어 혼탁한 선거가 예상된다. 김 총리는 엄정한 중립내각의 자세를 가지고 선거관련 업무를 공정하게 집행해야 한다. 과거에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역임했던 김 총리이기에 중립내각에 대한 기대는 더욱 크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엄격한 중립성을 지켜 제16대 대통령 선거가 가장 모범적인 선거로 기록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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