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얼굴/스파르타식 정공법 ’日격파’-민준기 감독

13일 럭비 15인제에서 우승을 이끌며 7인제를 포함, 대회 2관왕 2연패를 달성한데는 단시간에 전력을 극대화 시킨 민준기(50·상무) 감독의 공이 컸다.

대표팀이 올들어 지난 5월과 7월 두차례 열린 일본과의 15인제 월드컵 예선 맞대결에서 각각 24대90, 17대55로 참패한 뒤 지난 8월말 민 감독이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했을때만 해도 아시안게임 정상 재등극의 가능성은 극히 회의적이었다.

민 감독이 지난 98년 방콕아시안게임때 감독으로서 2관왕의 기적을 이뤘다고 하지만 그 이후로 일본과의 15인제 맞대결에서 5연패를 하면서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질대로 떨어져 있었고 노쇠한 주전들을 대체할 새로운 선수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은 고작 한달 반 정도 뿐.

“럭비는 스파르타식으로 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악명(?) 높은 민 감독은 단기간에 체력과 정신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정공법을 택했다.

지난 8월22일 선수단을 이끌고 태백선수촌 분촌으로 향한 민감독은 9일 동안 아예 볼을 놓은 채 산악구보, 서키트 등 혹독한 체력훈련으로 하루 8시간씩 선수들을 담금질했다.

곧바로 성남의 상무구장에서 이어진 2차 훈련에서 비로소 볼을 만지기 시작한 선수들은 보통 6kg씩 빠져 있었던데서 보듯 일본에 졌을 때와는 체력과 정신력 면에서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지난 8월22일부터 선수들이 쉰 날은 단 하루 반. 선수단 결단식이 열린 지난달 16일 하루를 집에서 보냈고 추석인 21일 오전 훈련을 마친뒤 잠시 외출했던게 전부였다.

결국 이같은 민감독의 스파르타식 훈련은 열매를 맺었다.

민감독은 “태백에서 선수들에게 너무 가혹하게 했는데 그걸 따라준 선수들과 코치들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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