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울었다.
15일 오후 부산 다대포 국제여객터미널은 18일간의 부산 체류를 끝낸 뒤 북측 응원단의 떠나는 아쉬움과 남측 시민들의 보내야하는 슬픔으로 가득찼다.
부산시의 공식 환송식이 끝나고 북측 응원단이 만경봉-92호에 오를 시간이 되자 시민들은 북측 응원단 한명 한명의 손을 부여잡고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라고 되뇌며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서로 부둥켜 안은 채 눈물을 훔치기도 하고 “잊으면 안돼요”라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모습도 보였다.
북측 응원단은 “다시 만납시다”라고 화답하며 배에 오른 뒤 갑판 위로 나와 한반도기를 힘차게 흔들며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북측 응원단원들은 갑판에서 시민들 사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아는 사람을 향해 “잘 계시라요”, “꼭 만납시다”라고 목청이 터져라 외치기도 했다.
이날 환송장 주변에 모여든 수천명의 시민들은 행사장 의자 위나 선착장을 가르고 있는 철조망 위에 올라가 두팔을 흔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내 선착장 어디선가 ‘우리는’이 터져나오자 만경봉-92호의 북측 응원단은 ‘하나다’로 맞받아쳤고, 북측의 ‘조국‘ 외침에 시민들은 ‘통일’로 화답했다.
드디어 출항시각인 오후 1시.
만경봉-92호가 뱃고동을 길게 두 번 울리며 힘찬 물길질을 시작하자 북받치는 듯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북측 응원단 또한 옷자락을 여미며 눈물을 닦아냈다.
만경봉-92호에서 흘러나오는 취주악단의 ‘우리는 하나’와 뭍에서 연주되던 남측의 ‘우리의 소원’은 참석자 모두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만경봉-92호가 시야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그러나 배에서도 뭍에서도 누구하나 자리를 뜨는 사람은 없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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