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농심이 만든 ’허수아비 패션쇼’

도심의 한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쉬는 시간마다 짬을 내 고사리 손으로 만든 각양각색의 허수아비를 교정에 전시, 주민들의 시선을 사로 잡고 있다.

백제의 도읍터 가장자리에 효를 미덕으로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하남시 춘궁동 고골초등학교(교장 김용대) 어린이들이 주인공.

최근 이 학교 어린이들은 방과 후 2주일 동안 자신들끼리 오순도순 모여앉아 현대적인 패션감각이 살아 숨쉬는 허수아비 51점을 제작, 교정에 세웠다.

고사리 손으로 만든 허수아비들은 어릴 적 기성세대가 알고 있던 단순히 새를 쫓던 밀집모자를 눌러 쓴 기존 허수아비의 통념을 뛰어 넘는 것들이 대부분.

깡통으로 만든 로봇 허수아비가 있는가 하면 터번을 둘러 쓴 아랍인, 새총 쏘는 허수아비, 월드컵 붉은 악마 서포터즈 등 각양각색의 동심이 연출되고 있다.

이 학교는 또 전시장을 찾은 동네 할머니나 할아버지를 모시고 점심을 대접하고 글짓기 등 재롱잔치도 펼쳤다.

이곳엔 하루 평균 100여명의 주민과 학부모들이 교정을 찾아 관람을 즐기고 있다.

주민 석모씨(69·하사창동)는 “회색도시 한복판에 손주뻘되는 어린이들이 손수 만든 다양한 허수아비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옛날 어릴 적 동심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하남=강영호기자 kangyh@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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