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지각변동인가

대통령선거가 불과 6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인들의 합종연횡 구태가 재연되고 있어 국민들의 정치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 선거때만 되면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소신, 신념, 국민 여론 아랑 곳 하지 않고 양지만 찾아다니는 정치인들이 나타나 과연 한국정치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되지 못하나 하는 비판의 소리가 요란하다.

지난 월요일 민주당의 전용학 의원과 자민련의 이완구 의원이 소속 정당을 탈당하여 한나라당에 입당하였다. 어제 무소속의 정몽준 의원이 대선 출마를 위한 창당발기인대회를 함으로써 이번 주말쯤에는 민주당의 반노무현 세력인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소속 의원들이 민주당을 탈당할 계획으로 있어 주말을 기점으로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이 급격히 일어날 것 같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치적 소신이나 상황 변화에 따라 당적을 옮길 수 있다. 당적은 절대로 변경해서 안되는 성역은 아니다. 소속 정당이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맞지 않고 부정부패한 정당이라면 과감하게 탈당하여 새로운 정당을 만들거나 또는 다른 정당을 선택하여 정치활동을 할 수 있다. 과거 우리는 독재정권 시절 민주주의를 위해 여당을 과감하게 탈당, 야당을 택한 용기있는 정치인들을 보았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와 같은 반독재운동을 하는 정치풍토는 아니다. 선거 때 유권자들이 투표를 할 때 정치인의 개인적 인물 됨됨이는 물론 소속 정당에 대한 지지도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최소한 당적을 변경시에는 합당한 명분과 철학이 있어야 된다. 이념과 소신도 없이 양지만 찾아 단물만 챙기려는 철새 정치인들의 정치행태는 국민적 비판을 받아야 된다.

개인적 이해를 찾아 당적을 옮기는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지역주민과 국가발전을 위하여 당적을 변경한다고 한다. 이런 정치인들이 과연 지역주민과 국가를 위하여 당적을 변경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지역주민과 국가발전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 하에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 얄팍한 정치인들의 행태에 국민들은 염증이 났다. 제발 지역주민과 국민을 팔지 말고 떳떳하게 자신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옮겼다고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철새 정치인들이 더이상 정치환경을 오염시키지 못하도록 유권자들의 철저한 감시와 심판이 있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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