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수, 홈런王 ’노터치’

‘헤라클레스’ 심정수가 잰걸음으로 홈런왕 자리에 다가서고 있다.

심정수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삼성증권배 2002 프로야구 롯데와의 연속경기에서 1,2차전에 걸쳐 각각 2점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46호를 기록, 지난 8월1일 이후 75일만에 이승엽(삼성)과 홈런 부문 공동 선두에 나섰다.

심정수는 팀이 앞으로 2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3경기를 남긴 이승엽에 비해 경기수에서는 뒤지지만 최근 5경기에서 4개의 홈런포를 가동해 1개에 그친 이승엽에 크게 앞서있다.

또한 이승엽은 아시안게임(AG)으로 피로가 누적돼 있는데다 오는 20일까지 10일동안 11게임을 소화해야하는 강행군을 벌이고 있어 아시안게임기간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한 심정수보다 체력적인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

17일 하루를 쉰 심정수는 팀이 이미 준플레이오프 체제로 전환해 있는 상태여서 18,19일 이틀간 잠실에서 벌어질 LG와의 마지막 2연전에서 부담없이 홈런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16일 잠실에서 경기를 치른 이승엽은 쉴 틈도 없이 부산과 광주로 이동, 3경기를 더 치러야 하기 때문에 육체적 피로감에 심리적인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홈런왕 경쟁은 남은 경기 수보다는 두 선수의 심리전에 따라 갈릴 공산이 크다.

AG까지 홈런왕이 가장 유력했던 이승엽이 초조한 마음으로 슬럼프에 빠지거나 그동안 마음을 비웠던 심정수가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 타격페이스를 잃게 되는 것이 두 선수에게는 최대의 적.

심정수는 “홈런왕이 욕심나는 것은 사실이나 팀의 포스트시즌 성적이 더 중요하다”며 “오른쪽 무릎도 좋지 않은 상태여서 남은 경기 무리하지 않고 포스트시즌에 페이스를 맞출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민수기자 jm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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