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河
농림부가 올해 쌀 생산량을 3천440만∼3천500만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종 작황조사가 나와야 정확한 수량이 나오겠지만 1996년의 3천696만섬 이후 최저수준이다. 이같은 생산량은 풍작을 이룬 지난해의 3천830만섬과 비교할 때 무려 330만∼390만섬이 줄었다.생산량 감소를 단순히 명목 소득으로 환산할 경우 1조원 이상 소득이 감소된 것으로 추산된다.
생산량이 줄었다해도 내년 예상수요량 3천400만섬에 비해 40만∼100만섬이 웃도는 수준이다. 내년도 쌀 수요량은 식용 2천800만∼2천900만섬, 가공 및 종자용으로 500만∼600만섬 등을 합쳐 모두 3천400만섬에 이를 것으로 농림부는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쌀 생산량이 감소됐다 하더라도 내년도 쌀 재고 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쌀 흉작이 재고량을 더 이상 늘어나지 않게는 하겠지만 그동안의 누적재고량이 많아서다. 또 올 수확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쌀 재고량은 대북지원 등 특별처리를 하지 않는 한 적정수준(600만∼700만섬)의 두 배에 달한다.
올해 105만3천ha에 달한 벼 재배면적이 내년에 생산조정제 도입 등을 통해 그 면적이 100만ha로 줄어든다 해도 평년작(10만ha당 350만섬)만 생산되면 적정수요량(3천400만섬)보다 100만섬 웃돌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재고미 문제처리에만 급급할 게 아니다. 쌀 생산이 줄어 농가손실이 1조원대에 이르는 것은 더욱 심각한 농촌경제난이다.
한 가지 올해 쌀 생산량이 농림부 발표대로 줄어든다면 수확기 쌀값 안정에는 도움이 될 것 같다.
쌀 농사가 흉작이기 때문에 쌀값이 지난해보다는 높게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민간유통업자들이 지난해와는 달리 벼 매입에 나서면서 농업인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앞으로의 쌀값 추이는 창고에 보관돼 있는 정부 쌀 재고와 물가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태풍피해 등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고 또 흉작에 가슴을 태우는 농업인들을 위로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다.흉년이 들어도 보관할 쌀이 넘치는 나라가 세계 속의 대한민국이다. 쌀 흉작과 재고미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정부의 대책을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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