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천자춘추/역사가 숨쉬는 박물관
/ 이천시장 유승우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역사박물관에 대한 인식이 증대되고 있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하겠다. 왜냐하면 박물관은 그 민족의 뿌리와 역사를 확인하는 교육의 장(場)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생각할 때마다 200여년의 짧은 역사를 갖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될 수 있었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작년에 미국을 연수하는 과정에서 각 고을마다 소규모의 박물관이 수두룩하게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이 의문이 어느 정도 풀릴 수 있었다. 그들의 조상들이 종교의 자유를 찾아 미 대륙에 이주한 이래 황무지를 개척하고 풍요의 강대국을 만들기 위해 흘린 땀의 흔적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청교도 후예들은 조상들의 엄청난 시련과 그 노력의 결과를 확인하면서 커다란 긍지와 자부심을 가짐은 물론, 후손으로서 이를 지키고 더욱 발전시켜야 할 사명감을 전수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바로 뿌리존중의 역사의식 확립이라 하겠다.
필자는 얼마전 관내의 어느 고등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이 학교의 교장선생께서 현장을 안내하며 역사 박물관 설립계획을 설명하였다. 50여년의 역사에 불과하지만 초창기의 교모와 배지며 개인 성적표 등 졸업생들의 각종 소장품과 유품을 수집하여 전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박물관을 통하여 도시화·산업화하는 메마른 세태속에서 학교의 위상을 제고하고 후학들에게 모교사랑의 정신을 고취시킴으로써 미래의 꿈을 제시하려는 착상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천시에서도 지난 5월 설봉엑스포공원에 25억원의 예산을 투자하여 이천시립박물관을 개관하였는데 지금까지 5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한다. 열악한 지방재정 여건속에서 이 박물관이 설립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천시민들에게 풀뿌리 지방자치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참여와 협력을 통한 심포니사회를 구현하는데 큰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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