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문화센터 건립공사로 곧 철거될 일산 배드민턴클럽의 불법 가건물 이전이 고양시의 묘안으로 문제가 발생한 지 4개월만에 철거가 확정되고 대신 연말 완공될 대화레포츠공원내 배드민턴장의 규모를 확장해 회원들의 연습공간으로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게 됐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7월 배드민턴 동호인들이 배드민턴장으로 사용하던 가건물을 현 위치에서 200여m 떨어진 정발산 기슭으로 옮기기 위해 시에 예산 편성을 요구하면서 비롯됐다.
그러나 정발산을 이용하는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이 “정발산은 호수공원과 함께 일산신도시를 상징하는 주민휴식공간이자 대표적 공원”이라며 적극 반대하고 나서 시가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 것.
시는 “배드민턴 시설도 필요하지만 가뜩이나 부족한 녹지공간을 훼손하면서까지 만들 필요는 없다”는 반대론자들의 주장을 받아 들여 정발산 기슭으로의 이전계획을 취소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생활체육시설이 태부족한 현실에서 동호인이 수천명에 이르는 전천후 배드민턴클럽 가건물을 무조건 철거하는 것도 능사는 아니었다.
하지만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은 수억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 때문에 선뜻 추진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다른 생활체육시설과 형평의 문제가 있고 당초 불법이었던 가건물 양성화에 예산을 지원한다는 무원칙 행정에 대한 비판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이 배드민턴 가건물은 지난 2000년 3월 동호인들이 클럽을 결성한 뒤 5천여만원을 거둬 일산문화센터 건립부지 200여평에 불법으로 세운 이후 부족한 생활체육시설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그동안 철거되지 않았다.
시는 고민 끝에 지난달 6억2천만원을 들여 연말 완공될 대화레포츠공원의 배드민턴장 규모(100여평 2면)를 확대(240여평), 다목적 실내체육관으로 조성한 뒤 일산 배드민턴 회원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다만 행정 관청이 직접 관리하면서 배드민턴장으로만 쓰는 게 아니라 농구와 배구 등 다목적 사용이 가능하도록 운영할 방침이다.
배드민턴클럽 회원들에겐 불만이겠지만 기존 생활체육시설을 없애지 않는 대신 시 예산 지원에 따른 비판과 형평의 문제를 모두 고려하는 나름의 최선책을 마련한 셈이다.
시는 대화레포츠공원 다목적 실내체육관을 내년 6월말까지 짓기로 했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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