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사, 北경제시찰단 교류제의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엊그제 수원 시내에서 북측 경제시찰단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것은 평가할만 하다. 시찰단은 오찬에 앞서 삼성전자를 방문, 각종 첨단제품을 둘러 보면서 과연 ‘세계속의 삼성전자’라고 감탄했다. 당장은 남북관계에 핵 문제가 엉켰으나 우여곡절은 있어도 평화적 해결이 언젠가는 결국 있을 것으로 믿어 손 지사의 경제협력 등 대북교류 제의 또한 마땅하다.

경기도는 국내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하는 거대 생산구조를 포용하고 있다. 남북의 접경지역으로 장차 통일 한반도의 중핵이기도 하다. 손 지사가 적극 관심을 표명한 개성공단은 접경지역, 신의주 특구는 자매결연을 한 중국 랴오닝(요령)성과 인접한 점에서 객관적 타당성을 갖는다. 인력이나 물자공급 등 교류협력에 개성은 육로, 신의주는 서해 직항로를 이용하는 가장 유리한 입지조건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같은 제의를 박남기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측 고위 경제시찰단에 직접 전하고, 박 단장이 이를 위한 손 지사 방북 초청 등 긍정적 의사를 밝힌 것은 수확이다.

경기도는 초대형 지방정부다. 경기도가 갖고자 하는 대북 경제협력은 남북교류의 중추적 기능을 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졸속을 피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확실한 다각적 프로젝트를 먼저 가져야 한다. 투자가 담보되는 정부의 대북정책 실효성 또한 물론 병행돼야 한다. 손 지사는 경제협력의 일환으로 투자부문 외에 농·축·수산물 기술지도와 산림자원 공동이용 등을 제의했다. 경제분야가 아닌 비무장지대(DMZ)의 생태계 공동조사, 문화 및 스포츠교류도 제안했다.

물론 긴요하나 상대란 게 있다. 경제분야는 물론이고 문화든 스포츠 교류든 모두 사업별로 기초조사가 된 등가성의 기본계획을 미리 확립해야 한다. 그래야 빈 속강정의 나열식이 되지 않는다. 이처럼 이쪽이나 저쪽이나 가치성이 농축된 교류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또 기획내용이 풍부해야 한다.

남북교류사업은 미래를 내다보고 추진해야 당위성을 갖는다. 재임시 실적주의 위주의 졸속은 경계해야 할 악폐다. 경의선 및 도로 개통은 곧 경기도와 황해도의 남북간 소통이다. 소통의 주체 당사자로서 이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필연적 과제다. 손 지사의 제의가 좋은 결실을 가져올 것을 기대하면서, 아울러 이에 대한 북측 경제시찰단의 조속한 역할이 있을 것을 바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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