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산구 分區 일단 보류

고양시가 인구증가에 따라 일산구를 분구하려다 ‘일산’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못할 것을 우려한 주민들의 호된 반발로 잠정 보류하고 나섰다.

시 관계자는 3일 효율적인 자치행정을 위해 현재 ‘덕양구’와 ‘일산구’등 2곳에 불과한 일반구를 행정자치부의 승인을 얻어 내년 3곳으로 늘리고 인구가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005년께는 4곳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인구가 40만명을 넘은 일산구를 내년중 먼저 분구하고 오는 2005년께 덕양구를 분구할 계획을 세웠으며 지난달 중순부터 인터넷 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해 왔다.

인터넷 여론조사 결과, 1천230여명의 전체 응답자 가운데 67.4%가 분구에 찬성하고 32.6%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본일산 일대를 ‘일산구’로 하고 일산신도시 지역은 별도의 이름을 새로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약간 우세했다.

그러나 분구 경계선을 정략적 목적에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의 주장이 다소 엇갈리고 분구 대상지역인 일산구 거주 주민들의 절반 가까운 49.5%가 분구를 반대했다.

또 분구를 찬성하는 주민들도 경계지역 분할을 어떻게 하고 어느 분할지역이 ‘일산구’명칭을 계속 사용할 것인가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본일산을 비롯한 대다수 주민들은 ‘일산’이란 지명이 처음 사용된 일산1∼4동을 포함하는 구가 ‘일산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일산신도시에서 ‘이번 기회에 일산시로 독립하자’는 극단적 주장까지 제기되며 반대하고 있다.

이미 상품화된 ‘일산’이란 지명을 빼앗길 경우 아파트 시세 등 부동산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추측성 소문이 나돌면서 시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논리와 해법 등은 없고 불만과 비난만 난무하는 글로 도배되고 있다.

이처럼 분구문제가 해법없이 연일 들끓자 강현석 시장은 지난 1일 일부 시의원과의 대화에서 “이렇게 문제가 커질지 몰랐다”며 “방책이 마련될 때까지 분구문제를 잠정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이기적이고 감정적인 주장만 난무, 분구가 지연되거나 백지화될 경우 주민 전체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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