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이 빨리 죽는 이유

수컷이 빨리 죽는 이유

淸河

영국 스털링대 케네스 월슨 교수팀이 “기생충, 병원균 등 기생 생물에 의한 감염이 수컷을 빨리 죽게 한다”고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했었다. 355 종류의 포유동물에서 기생 생물 감염과 생존 시기 등을 폭 넓게 조사한 결과 수컷이 암컷보다 기생 생물에 의한 감염이 더 많으며, 이는 수컷의 수명과도 관계가 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인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결과가 비슷했다. 일본·영국·미국 등의 사망 원인을 조사한 결과 남성은 여성보다 감염에 의한 사망이 2배나 더 많았다고 한다.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저개발 국가에서는 감염에 죽는 비율이 여성보다 4배나 더 많았다. 지금까지는 남성은 여성보다 일찍 죽는 것이 남성이 모험심이 많아 여성보다 사고로 빨리 죽거나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수컷의 면역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우세했다.

수컷들이 더 많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덩치를 키운 결과 기생 생물에 위협을 당하는 아이러니컬한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많은 포유동물이 다른 수컷과 싸워 이김으로써 암컷을 차지하고 자손을 늘린다. 다른 수컷을 이기려면 덩치를 키우거나 뿔 같은 무기를 크고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이처럼 덩치를 키우다 보니 상대적으로 암컷보다 면역 시스템에 쓸 에너지가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또 큰 동물일수록 많이 먹기 때문에 촌충 등 기생충의 알을 삼킬 가능성이 높고 먹이를 찾기 위해 오래 돌아다니다가 감염될 수도 있다. 큰 덩치일수록 모기 등 곤충의 좋은 목표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엊그제 일본 에히메대학 의학부 연구팀이 ‘부인이 있는 남자는 장수하지만 오히려 여자는 남편이 없어야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남성의 경우 ‘흡연을 한다’‘1년 이내에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당뇨병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들이 높은 사망률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남성은 여성보다 일찍 죽는다는 연구결과이고, 실제로 여성이 오래 산다 장수하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죽어 봐야 알터이지만 힘겹게 사느니 죽는 게 편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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