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경기/경기이슈-’중부권 신당론’ 전망

민주당 노무현,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간의 후보단일화가 정계 개편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이인제 의원 진영과 자민련 김종필총재 주변에선 중부권신당론이 연일 흘러나오고 있다.

JP와 이의원이 중심이 돼 충청권과 경기 남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세우고 인천 강원지역 의원을 끌어들여 제3당을 만든다는게 골자다.

비주류에서 나오는 신당설의 원조는 사실 올 4월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시작됐다. 민주당내에서 노후보에게 패한 이인제의원계 의원들과 충청권 의원들, 그리고 일부 중도파 의원 등 비주류에서 신당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또 다른 원조는 97년 이한동 전 총리의 이른바 ‘중부권 역할론’이다.

당시 이 전 총리는 동서갈등 또는 영호남 지역감정 해소는 국민통합을 위해 반드시 이 시대가 풀어야 할 과제로 중부권 역할론을 주장했으며 이러한 역사적 역할은 결국 갈등 당사자가 아닌 제3의 세력, 제3지역의 지도자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었다.

이러한 신당논의가 대선 40여일 앞두고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중부권 신당론’이 ‘반(反) 이회창 신당론’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반대하는 제 세력이 모두 뭉쳐서 대항마를 띄운다는 시나리오다.

이와 같이 제3신당의 태동은 민주당 노무현, 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간 후보단일화와 경기, 충청, 강원 중심의 ’중부권 신당론’에서 비롯되고 있다.

두 기류는 모두 민주당내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를 매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맥이 닿지만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로 수렴될지, 아니면 갈라질지 아직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탈당한 경기지역의 한 의원은 이같이 말했다 “사실 중부권 신당은 명칭자체에서 또 하나의 지역당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추진하는 신당 그림은 민주당내 동교동까지 포함하는 더 큰 그림을 말한다. 탈당파의원들도 단일화에 일단 최선을 다하겠지만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상황도 가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신당그림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면 된다.”

결국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또 하나의 신당이 형성되며 그때쯤이면 이미 17대 총선을 염두에 두고 민주당을 제친 제1당으로 자리매김하는 작업에 들어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변수가 자리하고 있다.

후보단일화 협상 과정은 물론 민주당의원들의 탈당 범위, 자민련 진로 등 현재는 잠복해 있지만 후보등록(27,28일)을 전후해 또 한번 막판 요동칠 변수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후보등록후에는 대선판도가 크게 변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주말쯤이면 거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당창당의 정치적 변수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후보단일화 협상 = 민주당 노무현 후보측은 10일까지를 1차 시한으로설정했고, 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측은 18일까지 상정하고 있다.

그러나 노 후보측도 협상단의 협의 진전도에 큰 불만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정당활동 제한일인 18일까지는 협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번주말이 단일화 합의.실패의 최대 기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탈당사태 = 이인제 의원이 최근 “머지 않아 분명히 제 입장을정하겠으며,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번주 탈당대열을 이어갈지 관심사다.

독자적인 정치행보를 구상하고 있는 이 의원으로선 단일화 협상 진척도에 따라선 실기(失機)할 수도 있기때문에 이번주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또 이 의원과 ‘중도개혁’ 신당 창당 등에 관해 교감해온 호남출신 중진 J, P, L의원의 거취도 주목된다.

이번주중 단일화 협상의 비관적 전망이 뚜렷해지면, 이들이 ‘마지막 탈당자’로탈당대열에 합류할 움직임이 표면화되고 그에 따라 분당 양상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그러나 동교동계의 경우 한화갑 대표는 이미 “끝까지 당을 지키겠다”고 선언했고, 김옥두 의원은 민주당의 동교동계 뿌리로서 운신폭이 좁으며, 이들 외에 다른 동교동계 핵심 의원 대부분도 전국구여서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제3의 원내교섭단체 구성 =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는 11일 제3의 원내교섭단체구성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의원 20명 확보는 무난하기때문에 빠르면 11일 오후라도 등록한다는 방침이지만, 자민련과 공동 구성시 교섭단체 대표(원내총무)와 단체명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기때문에 12일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표명 문제도 11일 논의할 예정이다. 내부적으론 정몽준 후보 선호가 다수인 이들이 조기에 지지후보를 표명할지, 그럴 경우 진행중인 후보단일화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자민련 진로 = 역시 11일 의원총회를 열어 후단협 의원들과 원내교섭단체를 공동 구성하는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상당수 지역구 의원들이 한나라당과 연대를 선호하는 상황이기때문에, 의총에서 공동 교섭단체 구성쪽으로 결론이 날 경우 한나라당 선호 의원들이 이탈할 가능성도있다.

김종필 총재가 최근 “요 며칠사이 우리가 잘 선택하지 않으면 안될 고비가 있다”고 말한 ‘고비’가 11일 의총이 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송기철기자 kcso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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