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앞으로 4주

대통령 선거가 앞으로 한달도 남지 않았다. 28일 있으면 21세기의 한국호를 이끌어 갈 정치지도자를 선출하는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 선거가 실시된다. 현재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 민노당의 권영길 후보 등 중요 정당은 물론 군소 후보들이 대선 공약을 발표하는 등 각종 홍보를 통하여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역대 어느 대선보다도 이번 선거는 예측불가능 상황에서 전개되고 있어 유권자들이 선택의 혼란을 겪고 있다.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판이 제대로 짜여 있지 않고 합종연횡 또는 단일화 등 각종 정치적 계산하에 정치권이 우왕좌왕하는 선거는 아마 어느 나라에도 유례없는 사례인 것 같다.

정당의 최종 목표는 선거를 통한 정권의 장악이고 후보자는 당선이 최상의 목표이다. 이를 위하여 정당간의 합종연횡, 이합집산은 전략적인 차원에서 언제든지 가능하다. 후보자 역시 당선을 위하여 설령 이념과 정책이 다른 후보와 제휴를 통하여 권력의 분점도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97년 대선 때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와 자민련의 김종필 총재는 소위 DJP연합을 통하여 집권을 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정당과 후보자가 유권자들에게 자신들의 정책을 알리며 집권 청사진을 마련하여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선택의 시간을 주려면 벌써 선거 구도는 짜여 있어야 된다. 지금과 같이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화니 또는 새로운 정당의 추진이니 하면서 선거판이 혼전만 거듭하고 있는 것은 정당이나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을 위하여 전개하는 행태라기보다는 철저하게 당리당략과 이해 타산에만 염두에 둔 유권자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난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는 정당이나 후보자 모두 꼼수 정치는 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여 유권자들로부터 평가를 받을 준비를 해야 된다. 정치인들도 우왕좌왕하면서 이당 저당 기웃거리지 말고 자신의 정치철학과 정책에 따라 노선을 분명하게 정해야 된다. 유권자들은 아직도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정치 풍토에 극히 실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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