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있는 김포시 일원은 굴포천 하류지역으로 거의 해마다 물난리를 겪고 있는 상습수해지역이다. 온 나라가 수해로 떠들썩했던 올 여름은 다행히 한강으로 흐르던 굴포천 홍수를 방수로를 통하여 서해로 방류한 덕분에 수해를 면했으나, 지난해만 하더라도 그다지 큰 비가 안내려도 이 일대의 많은 농경지와 일부 주택이 물에 잠긴 기억이 있다.
굴포천은 인천, 부천, 서울 강서구, 김포를 거쳐 한강으로 합류하는 크지 않은 소하천이지만, 유역내에 거주하는 주민수는 웬만한 대도시 인구에 버금갈 정도로 중요도 측면에서는 결코 작은 하천이 아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10여년 전부터 굴포천 홍수를 서해로 돌리기 위해 국가치수사업으로 방수로사업을 착수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방수로사업 착수후 이 치수사업은 경안운하사업으로 전환되었으나, 사업승인이 계속 지연되어 금년 여름에 임시방편으로 소폭의 임시방수로를 파 놓았다. 임시방수로는 말 그대로 임시로 만들어 놓은 수로이지 항구적인 치수대책이 아니어서 이 지역 주민들은 내년 여름에도 올해처럼 비가 적게 내리길 바라면서 가슴 졸이며 살아야 할 형편이다.
정부와 환경단체는 이제 더 이상 굴포천 유역의 주민을 볼모로 힙겨루기를 그만 두었으면 한다. 치수문제는 주민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직접 겪어본 사람만이 수해로 인한 상실감과 절망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으며, 한번의 큰 홍수로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을 수 있다. 하루빨리 항구적인 치수대책인 경인운하를 착수해서 이 지역 주민들이 수해의 공포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일상생활에 전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임광규(김포시 북변동 대림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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