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반년이 지난 사건에 대해 시민의 분노가 이토록 폭발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월드컵이라는 환상속에서 넋을 잃고 있을 때 일어난 사건이 언론의 소극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대중속에서 끊임없이 이야기되어, 지금의 범국민적 행동으로 커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국민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한국정부와 주한미군은 분명히 인식하고 그에대한 시정조치를 하루빨리 시행하도록 하여야 한다.
우선, 범죄를 저지른 두 명의 미군병사에 대한 분명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지휘를 맡은 지휘관 및 부대 사령관 등에 대한 직위해제 등의 조처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직접 공개적으로 우리국민에게 사과하여야 한다.
우리 국민은 주한미군에 의한 범죄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해방후 지난 50여년간 미군이 저지른 범죄는 발생건수와 상관없이 그 잔인성을 입으로 표현하기 고통스러울 정도였다. 그러나 단 한건의 범죄에 대해서도 한국측은 미군죄인을 상대로 적절한 법적처벌을 할 수 없었다. 그 이유가 현재의 불평등한 ‘한미주둔군 지위협정(SOFA)’에 있고, 지금의 관계속에서는 또 다른 희생자를 낳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국민들은 알고 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두 미군병사가 무죄평결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현재의 SOFA협정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이에 SOFA협정에 대한 전면적인 개정이 필요하다.
부디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국과 한국정부는 두 나라의 우호적 관계속에서 조속히 분명한 해결책을 내놓길 바란다. 단순한 여론잠재우기식 발언이나, 대선을 앞둔 선심성 공약만을 가지고는 어떠한 해결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한 정치권의 기만적 행위는 더 큰 반미감정으로 온 국민을 분노케 할 것이다.
정상용/다산인권센터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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