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훌쩍 우리 곁을 떠나다니 믿겨지지 않습니다”지난 4일 오전 하남시 미사동 경정장 옆문 앞 도로에는 장의버스 1대가 장지로 떠나기에 앞서 가던 길을 멈춰 섰고 마을 주민 20여명은 무거운 침묵속에서 고 서모씨(70·하남시 미사동)의 이승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보며 조촐한 노제를 지내고 있었다.
서씨가 갑자기 유명을 달리한 건 경정경주 취소사태가 빚어진 지난달 1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10개 경주중 제6경주가 열리고 있던 오후 3시께 소음피해와 교통장애 보상 등을 호소하며 시위를 벌이던 경정장 인근 주민 8명중 3명이 경정장 본부석 맞은편 전광판옆 울타리를 넘어 물속으로 뛰어 들었고 서씨는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이후 서씨는 의식을 회복하는듯 했으나 고령에다 폐염 등 합병증이 유발돼 결국 운명했다.
경찰조사 결과, 고인을 포함해 이날 시위를 벌인 주민들은 경정장이 인접, 주거환경이 파괴당하는데다 음식점 등의 영업매출이 40% 정도 감소하고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어미 가축들이 단유가 돼 새끼가 죽고 골절상을 입는 등 피해가 속출, 급기야는 경정장에 난입, 시위를 벌이게 됐다.
노제가 끝나자 서씨의 유해는 정들었던 집과 마을 선후배를 뒤로 한 채 말없이 송추로 향했다.
/하남=강영호기자 kangyh@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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