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의 '안전 불감증'

/강영백 (제2사회부 부천)

지난 9일 발생한 부천시 오정구 작동 성곡새마을금고 작동분소 강도사건은 금융기관의 자체 방범방이 얼마나 허술한 지를 ‘또’한번 보여줬다.

사건이 발생하기 불과 3일 전 관할 부천중부경찰서는 연말연시를 맞아 금융기관 범죄예방과 자위방범체제 구축을 위한 금융기관 대표자 회의를 열어 강·절도 예방요령을 교육하고 자체경비 강화 등을 당부했다. 그런데도 이 새마을금고는 최소한의 방범인력도 배치하지 않았고 결국 속수무책으로 당해 경찰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성곡새마을금고는 비록 남자직원 2명, 여직원 2명 등이 근무하는 소규모이지만 2천만∼5천만원의 거액을 다루면서도 청원경찰도 두지 않은 상태에서 마감이 임박한 시간에 남자직원도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셔터문조차 반쯤 열어두고 여직원 2명이 현금을 정산했다는 건 흉기를 소지한 범인에게 아예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더구나 범인이 침입, 4천여만원의 거액을 갖고 점포 밖으로 달아난 뒤에도 여직원들은 비상벨도 누르지 못한 채 허둥대다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건 금융기관의 자체 방범체제가 심각할 정도로 허술하다는 사실을 입증해주고 있다.

경찰은 최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강·절도 사건이 잇따르면서 자체 방범망과 폐쇄회로 (CCTV) 설치 및 녹화여부, 청원경찰 배치 등 자위방범체제 확립을 거듭 요청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도 보았듯 사건 발생 당시 있어야 할 자체 청원경찰을 두지 않은 상태에선 총기나 흉기 등을 든 강·절도범들에겐 무방비 상태로 당할 수 밖에 없다.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법이 갈수록 지능적이고 대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기관의 안전 불감증이 사라지지 않고 취약한 방범망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한 금융기관은 강력범의 표적이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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