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 금연

흡연자들의 입지가 국제적으로도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외신이 전한다. 호주의 한 가정법원은 ‘골초 어머니’에게 10세의 아들 앞에서 금연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10세의 아들로부터 “엄마와 할아버지가 하루 2갑을 피우는 골초여서 집에 가기 싫다”는 말을 들은 소년의 아버지가 가정법원에 소송한 결과다. 가정법원의 판사는 “피고(어머니)는 앞으로 소년이 있거나 1시간안에 돌아올 가능성이 있을 경우, 집안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다”고 판결했다. 또 “집 밖에서 담배를 피웠을 경우에도 연기가 몸에서 완전히 없어진 뒤 집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노르웨이 정부는 2004년 1월부터 레스토랑과 술집 등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전면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이 통과하면 노르웨이는 공공장소의 실내에서 흡연을 완전히 금지하는 세계 첫번째 국가가 되는데, 노르웨이에서는 20개비들이 담배 한갑의 값이 62크로나(8.5달러)나 할 정도로 세금을 무겁게 물리고 있다. 이는 금연을 권유하는 차원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도 ‘길거리 흡연’마저 제한하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금연 열풍이 한창이다.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더러운 공기를 마시는 것이므로 흡연자들도 삼가는 추세다. 굳이 법으로 제한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 흡연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것은 상식이 되었다. 담배를 끊으면 모든 암의 3분의 1을 예방할 수 있으며 폐암은 90% 예방할 수 있음도 알고, 공공장소 등에서 금연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비흡연자까지 무려 40가지가 넘는 발암 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음도 안다.

TV의 드라마에서 흡연 장면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은 흡연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는지를 알게 한다.사실 드라마 속의 음주와 흡연은 유혹적이다. KBS의 조사 결과 음주, 흡연 장면을 보면 47.6%가 술을 먹고 담배를 피우고 싶다고 대답했다.10∼20대는 더 많은 숫자가 그렇게 답했다. 예술 창작물인 TV 드라마에서 흡연 장면 삭제를 요구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일부 PD들과 연기자들의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건강이 있을 때 예술도 감상하고 창작할 수 있다. .

/ 임병호 논설위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