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주둔지

국내외적으로 촛불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또 미군이 행인들에게 행패를 부렸다. 일부에서 일고 있는 반미기류와 촛불 시위가 지난 6월 여중생 2명을 치어 죽게한 장갑차 관제병과 운전병 2명이 일으킨 사고때문에 야기된 것을 주한미군들이 모를 리 없을텐데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미군 모 부대 킨신 병장이 수원시 권선구 매산로1가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행인과 시비를 벌이다 근처 업소에 침입, 냉장고에서 소주병을 꺼내 현관 유리창으로 집어 던지는 등 난동을 부린 것이다.

그 전에는 서울 용산구 용산2가 도로에서 택시기사가 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로 차에서 내려 승객을 폭행, 도주했다가 시민들에 의해 붙잡힌 사건이 있었다. 안하무인식 미군범죄는 올해에 많았었다.

평택시에서 미군이 자신이 몰던 승용차로 신호대기중이던 차량을 들이 받고 달아났고,의정부시 미2사단 앞길에서는 미군 의무대 소속 미군이 몰던 구급차가 한국인 승용차를 추돌한 뒤 곧 바로 미2사단 영내로 도주한 적이 있었다. 택시에 탔던 미군들이 택시강도로 돌변, 운전사를 폭행한 뒤 휴대전화와 현금을 강탈·도주했는가 하면, 미군들이 물건을 산 뒤 계산을 하지 않고 종업원을 폭행한 일도 있었다.

수원에서 난동을 부린 미군은 한국경찰이 입건, 미헌병대로 인계했지만 문제는 극소수이긴 하지만 미군들의 오만과 뻔뻔함이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도내 미군 주둔지역 주민 상당수가 미군에 의한 피해를 경험했다는 경기개발연구원의 조사결과가 발표돼 피해의식이 팽배해져 있는 상황에서 잇따라 발생되는 미군들의 범죄는 어처구니가 없다. 동두천·파주·의정부·평택시 등 미군주둔 4개지역 주민 1천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군 주둔지역 주민 30%가 토지이용, 도로, 교통, 강도, 강간, 폭행, 소음, 환경오염 등으로 미군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미군과의 갈등 현안 중 ‘미군 범죄 및 미군들의 무례하고 문란한 행동’이 62.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한국, 특히 미군이 간과해서는 안될 대목이다. SOFA 개정은 참으로 절실하고 시급하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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