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선 유치원 아이들에게 횡단보도 건너는 법을 먼저 가르친다.
교통질서 교육은 일본에서도 한다. 일본은 초등학교를 소학교라고 한다. 소학교에 들어가면 관할 경찰관서에서 신입생들을 데리고 다니며 보름동안 보행질서를 현장 지도한다. 프랑스의 중·고등학교에서는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건물이 붕괴되거나 불이 났을 경우에 대비해 가상훈련으로 대피 요령을 터득케 한다. 교통, 붕괴 및 화재 등 대비교육은 한마디로 안전교육이다. 초·중·고등학생들에 대한 안전교육은 일상적 교육으로 인식돼 있다. 국내에선 이런 교육이 취약하다. 초·중·고 어디를 둘러봐도 안전교육을 제대로 하는 학교는 찾아볼 수가 없다.
강원도 어느 학교에서 불이 났는데 학생들이 저마다 신발을 찾느라고 야단법석이 났다고 한다. 한시가 급한 판에 신발이 대수일 수는 없다.그런데도 신발 때문에 대피가 늦었다는 것이다. 아래층에서 내뿜는 연기가 위층으로 올라오면 허리를 굽히거나 기어서 빠져나오는 게 요령이다. 그런데도 똑바로 선채 연기를 들이 마시며 허둥거렸다. 알고보면 간단한 것을 두고 이런 우매함을 저지른 게 다 안전교육이 없었던 탓이다.
교실에서 대개 신발을 신는 미국 등과 달라서 신발을 벗는 교실 구조를 바꿀 수는 없어도, 유사시엔 맨발로 그냥 대피하라는 한마디의 교육만 평소에 있었어도 어처구니 없는 신발소동은 없었을 것이다. 수년전 인천에서 있었던 호프집 화재참사 역시 학생들이 평소 대피교육을 받았더라면 인명 피해를 보다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초·중·고등학생들에 대한 안전교육은 그 효과가 비단 학교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사회인이 되어서도 잠재된 인식은 크게 작용한다. 즉 학교의 안전교육 강화는 바로 사회의 안전문제와 직결된다.
이토록 중요한 안전교육이 하릴 없는 일로 잘못 치부되고 있는 건 학교교육의 맹점이다. 한달에 단 한차례, 그것도 형식적으로 해도 안하는 것보단 훨씬 낫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겨울이 깊어지면서 계절 요인의 교통사고나 화재 등 각종 안전사고가 빈발할 것이 우려된다. 다 같이 우리 생활주변의 안전문제를 깊이 생각하면서 두루 돌아 보아야 할 때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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