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의회가 자치단체 살림을 짜게 살려하는 의도는 평가할만 하다. 예산의 효율화를 기하고자 하는 것은 본연의 소임이다. 따라서 안양신필름예술학교 개교와 관련한 구안양경찰서 건물 및 부지 임대를 둔 일부의 반대의견에 이의를 제기하기보다는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
구안양경찰서 건물은 연건평이 1천300여평이며 부지는 1천920여평이다. 공공건물 및 대지의 임대에 관한 조례가 규정하고 있는 1천분의 50에 해당하는 임대료를 집행부측이 1천분의 10으로 하향조정하고자 하는 것에 의회측이 반대하는덴 이유가 없는 게 아니다. 이를 공시가격으로 따지면 건물 및 대지의 임대료가 연간 4억3천500여만원이어야 할 게 8천700여만원으로 낮아진다. 무려 3억4천800여만원의 재정수입을 감소해가며 임대하고자 하는 것은 특혜이긴 하다.
비록 신필름측이 입주하지 않으면 다른 데서 임대를 신청한 곳이 없어 계속 비워둔다 해도, 기왕 임대할 바에는 임대료를 제대로 받아야 하는 점에서 반대의사를 정면으로 탓할 이유는 없다.
일이 이러 함에도 안양시의회의 이해를 구하고자 하는 것은 지역사회의 한국 영화문화 기여의 자긍심을 고취하자는데 있다. 물론 오는 3월 문을 열 예정인 ‘안양신필름예술학교’는 아직은 정규학교가 아닌 학원의 성격을 갖고는 있다. 그러나 그 옛날 성가 높았던 ‘안양영화예술고등학교’이상의 연기자 배출 메카로 재기하고자 하는덴, 마땅히 우리 지역사회에서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 본란의 판단이다.
더욱이 설립자는 오늘날 한국영화의 대부와 대모라 할 신상옥, 최은희씨 부부다. 이들 원로 감독원로 여배우 부부는 일찍이 북에 납치됐다가 극적으로 탈출, 미국에 머물다 귀국하는 등 파란을 겪었다. 이미 칠십을 훨씬 넘겼으며 슬하에 일점 혈육조차 없는 노부부가 무슨 돈 욕심이 있어 개교의 의욕을 불태우겠는 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편하기로 하자면 여생을 그냥 보내는 것이 훨씬 더 편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후진 육성의 의지를 불태우는 것은 우리 지역사회가 환영할 만 하다. 고졸 출신의 인재들을 모아 영화 제작현장의 일류 감독들을 강사로 초빙, 철저한 실기 위주의 교육으로 예비스타들을 만들어 내고자하는 원로 영화인 부부의 의욕은 믿을만 하다. 앞으로 학교가 잘 돼 기반을 잡으면 그때 가선 임대료를 제대로 받아도 늦지않다. 안양이 영화인 산실로 거듭 도약할 기회를 목전의 임대료 시비로 좌절되는 일이 없는 의회측의 깊은 사려가 있길 다시 한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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