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 하천의 대명사였던 안양천이 겨울철새들의 집단서식지로 거듭 나면서 되살아나고 있다.
12일 안양시 만안구 석수2동 연현중학교 앞 안양천변 고수부지.
이곳에선 흰빰청둥오리,논병아리, 쇠오리,흰쭉이 등 10여종의 겨울철새 1천여마리가 겨울 햇빛 아래 군무(群舞)를 펼치고 있었다.
주민들은 하천을 따라 1㎞ 구간에서 매일 연출되는 철새들의 비상(飛翔)을 지켜 보면서“철새가 집단을 이뤄 서식한다는 사실은 그만큼 수질이 좋아졌기 때문이 아니냐”며 반가워했다
그동안 삼삼오오 찾곤 했던 겨울철새들이 이처럼 집단으로 모여 서식하는 건 수질이 좋아져 먹을 것이 풍부해진데다 인근 하수처리장에서 배출되는 깨끗하고 따뜻한 물과 조용한 주변 여건 등이 철새를 부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철새들은 차가운 겨울바람도 아랑곳 하지 않은 깊이 1m 물속에서 연신 작은 물고기 등을 입에 물고 떠오르는등 숨가뿐 자맥질에 여념이 없었다.
환경미화원 권기만씨(55)는 “이른 새벽 이곳에서 1천여마리가 넘는 겨울철새들이 먹이를 잡아 먹으며 쉬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이는 안양천이 살아 숨쉬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으로 미화원으로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아침운동을 위해 가족들과 자주 이곳을 찾는다는 양찬호씨(48)는 “아침을 맞은 철새들이 힘찬 날개짓을 하며 인근 청계나 한강 등지를 자유로이 날아다니다 석양이 물들 무렵 이곳으로 날아와 휴식을 취한다”며 “철새들이 겨울을 잘 지낼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인기척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수면을 차고 날아 오르는 수백마리의 겨울철새들이 안양천의 현주소를 말해주듯 내년 겨울 또 안양천을 찾을 수 있도록 더 맑고 더 깨끗하게 안양천을 가꿔야 하는 책임은 이제우리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안양=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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