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용소방대
소방파출소는 소방관서 제일선이다. 하지만 대·중소도시를 제외한 전국 2천423개 농·어촌 읍·면지역에는 소방관서가 없다. 이런 곳은 소방차가 출동하더라도 1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관 투입이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 1년에 서너번 날까 말까 하는 농·어촌 화재에 대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소방서 혹은 소방파출소를 설치하는 것도 예산상 어렵다. 읍·면지역까지 소방파출소를 설치하려면 현재 소방공무원 2만5천명의 최소 5배 인력이 있어야 한다.의용소방대는 그래서 조직됐다. 현재 시·읍·면지역에 2천875개가 조직돼 있고 8만4천여명의 의용소방대원이 소속돼 있다.
의용소방대원은 도시 지역의 경우 소방계몽 또는 봉사활동을 하지만 소방관서가 없는 지역에선 화재시 출동해 실제 화재진압 및 구조·구급업무를 한다. 특히 초기 진화가 중요한 산불이 났을 때 의용소방대 역할은 두드러진다.
의용소방대원의 평균 연령은 45세 이상 50세다. 농어촌인 읍·면지역은 대원의 정년이 63세에 이른다. 지난해 의용소방대는 전국적으로 화재 현장에 1만1천62회 출동했고 인명구조 1천855회 등 모두 6만2천324회나 출동했다. 각 지역에서 자연보호, 청소년선도 봉사활동은 포함안된 수치다.
의용소방대원이 화재시 출동하면 수당이 지급된다. 지난해 의용소방대원에 대한 예산지원은 220억8천만원정도로 모두다 지방비에서 지원됐다. 그러나 보조금이 지방비에서 지원되다보니 자치단체별로 제 각각이고 재정형편이 좋지 않은 지방자치단체는 최소한의 규정에 맞는 지원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번 화재출동수당이 1만7천400여원인데 어느 지방의 경우는 10번, 20번 출동해도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6번밖에 출동수당을 못받았다고 한다. 화재현장에 목숨을 걸고 출동했는데도 수당을 주지 않았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의 소방행정이다.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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