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신도시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고 한다. 지난 1995년 인천시 중구 운서동을 개발한 총 65만평 규모의 공항 신도시는 아파트 4천94가구를 건립, 2001년초부터 주민입주가 시작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종합병원이 들어서지 않고 내과와 치과, 한의원 등이 세 곳 밖에 없어 소아과, 피부과, 안과 등은 치료 받을 수 없는 처지다.
특히 교통 사정은 최악이다. 지난해 3월 버스 노선 1개 (공항∼신도시)가 개설됐지만 배차 간격이 길어 승용차가 없는 주민들은 발이 묶인 상태다. 주민들이 공항에서 버스를 놓쳐 택시를 타면 6km 거리에 3만원의 요금을 요구하여 이용하기도 어렵다.
제대로 된 쇼핑시설이 없는 것도 주민들의 큰 불편이다. 아파트 단지마다 상가는 있지만 물건값이 턱없이 비싸다.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30%, 야채와 과일은 30∼40%정도 인천시내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옷 한 벌을 사기 위해 인천시 계양구나 서울 등으로 나가는 실정이다.
그러나 환락시설은 빠른 속도로 들어서고 있다. 당초 주거·업무·상업시설 등을 고루 갖춘 신도시 조성계획과는 달리 룸살롱, 러브 호텔, 안마시술소 등 유흥·퇴폐업소들이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공항신도시라는 기대감을 갖고 아파트를 분양받은 주민들은 편의시설이 크게 부족한데다 교통 여건마저 좋지 않아 대다수가 입주를 포기, 입주율이 30%에 불과하다. 불 안켜진 빈 아파트가 상당수이고 더구나 밤 9시쯤 상가가 문을 닫으면 인적이 끊겨 주택가는 암흑의 도시가 돼 바깥 출입을 꺼릴 정도다.
우선 집부터 짓고 보자는 과거 신도시 개발의 악습이 되풀이된 결과다. 구청에서 지역 유통업체와 병원 관계자 등을 수시로 만나 입주를 설득하는 것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보다는 먼저 교통문제와 각종 편의시설 부족부터 해결해야 한다. 우선 신도시와 공항을 연결하는 시내버스 노선을 대폭 늘려야 한다. 특히 서울, 인천∼공항을 오가는 좌석버스들이 신도시를 경유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외국인들이 수시로 출입국하는 길목인 공항 신도시는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이 가장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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