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지역 상당수 기업체들이 경기침체로 인해 설 상여금을 주지 못하는가 하면 일부 업체들은 1~2만원대의 선물마저 마련치 못해 근로자들이 어느해보다 쓸쓸한 설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안산시 반월·시화공단에 따르면 최근 150여개 공단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설 상여금 관련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경기침체속에도 전체의 81.1%(129곳)가 상여금을 지급하겠다고 응답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자금난과 노사간 첨예한 대립을 벌이고 있는 일부 업체들은 상여금을 전혀 지급하지 못해 이들 업체의 근로자들은 우울한 설 명절을 보내야 한다.
㈜신동방 수원지점은 신동방이 IMF이후 수년째 워크아웃을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설 상여금 및 귀향비 등을 단 한푼도 지급하지 않고 자사 제품인 1~2만원대의 해표 식용유 등 추석용 선물세트만을 사원에게 지급키로 했다.
.수원의 ㈜란토르코리아의 경우도 노동조합이 위장폐업 철회,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며 사측인 동서식품과 첨예하게 대립, 설날 상여금을 전혀 받지 못하는 등 장기파업중인 업체 근로자들이 설 명절을 가족들과 함께 우울하게 보내게 됐다.
10년째 유통업계에 근무하고 있는 김모씨(35)는 “회사가 자금난을 벗어나지 못해 IMF이후 수년동안 설 보너스와 귀향비 등 상여금을 받아 본 적이 없는 데다 설 연휴가 예년보다 짧아 고향에 다녀오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경기본부 관계자는 “장기파업중인 업체 근로자들 뿐만 아니라 30인 이하 중소업체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자금난으로 설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아 힘든 명절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상천기자 junsch@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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