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신)의 복수(저주)다”라고 했다. 이라크 공보부 관리의 말이다. 우주 왕복선 컬럼비아호의 추락을 두고 그랬다. 얼마전 추락한 미군 U-2 정찰기의 승무원은 낙하산으로 탈출해 목숨을 건졌다. 공중 폭발로 유성처럼 떨어진 컬럼비아호 승무원 7명은 시신조차 제대로 수습할 수 없는 참담한 주검을 당했다.
상대가 아무리 미워도 주검을 두고 저주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상정(常情)이다. 이라크측의 저주는 인간의 상정을 넘어섰다. 컬럼비아호 승무원은 이라크의 미움을 받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저주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부시 때문이다.
부시의 이라크 공격 이유는 후세인 독재 붕괴나 대량살상 무기 때문만은 아니다. 진정한 이유는 석유 매장량이 세계 2위인 유전 장악을 위해서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 부시가 벌인 걸프전 때보다 화력이 5배나 더 막강해진 신예 첨단무기의 실험장으로 삼기 위해서다. 그러므로 하여 공화당의 전통적 정치자금 줄인 군수산업의 활성화 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중동 평화를 해치는 것 역시 사실상 미국이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두둔하지 않으면 오늘날 영일이 없는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은 벌써 양상이 달라졌을 것이다. 이스라엘계 미국인이 미국사회 지도층에 많이 진출한 미국이 미국식 정의로 중동의 평화를 어지럽히고 있다. 여기에 설상가상인 것이 대이라크 공격을 앞둔 부시식 정의인 것이다. 부시의 정의관은 곧 오만이다. 세계 질서를 자기식으로 주도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은 또 방자함이다. 따지고 보면 9·11 뉴욕테러 대참사 역시 부시의 오만과 방자함이 불러들인 재앙이다.
부시의 이라크 공격은 그에겐 일방적인 전쟁 게임을 즐기는 것이 될지 몰라도 인류를 고통 속으로 몰아 넣는다. 당장 석유값이 폭등, 경제가 치명타를 입는다. 이런데도 자기편에 서고, 군대를 파견하고, 전비를 분담하라고 강요한다. 전·현직 대통령인 부시 부자는 아무래도 전쟁을 너무 좋아한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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